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문명의 발달에 지친 걸까. 어린아이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유치한」 상품들의 인기몰이가 거세다.이른바 다운에이징(down-aging)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예전에는 길거리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알록달록하고 촌스러운 디자인이 최근에는 고가 상품으로 대접받는 분위기다. 스테파니 앤 브랜디는 목과 다리, 팔을 움직일 수 있는 조그만 곰인형이 달린 목걸이를 판매하고 있다.
유치원에 다니는 꼬마들의 장난감같은 곰인형 목걸이의 타깃은 20-30대 여성. 고급 벨벳과 실크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3만8,000원.
헤어핀도 크리스털 등 고급소재를 사용하긴 했지만, 꽃모양이나 나비모양 등 어린이 헤어핀에나 사용하던 디자인을 선보인 게 특징이다. 그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다. 2만-4만5,000원.
잡화브랜드 「딸기」는 처음에는 책가방과 문구류 등 중고생을 겨냥한 아이디어상품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단발머리와 주근깨투성이인 꼬마아이의 장난스런 캐릭터가 의외로 여대생들과 주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딸기는 신발과 의류, 패션소품 등으로 품목을 넓혀나가는 추세다. 가방 2만3,000-3만9,000원. 장갑 1만7,000-3만7,000원.
망토 6만7,000원. 육영ANG의 라이센스브랜드 「헬로키티」도 빼놓을 수 없는 다운에이징 상품. 헬로키티는 25년전 일본 만화의 주인공으로 태어나 아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중 하나가 된 통통하고 입없는 고양이.
최근 이 고양이의 얼굴이 찍힌 티셔츠와 바지는 20-30대 중반의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티셔츠 3만9,900원. 점퍼 7만9,900원. 바지 5만4,900원.
신세계백화점의 장혜진대리는 『최근에는 휴대폰만 해도 귀여운 액세서리나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이런 다운에이징 열풍에 민감한 업체들이 「유치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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