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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 숨은 비디오] 심리스릴러 '심플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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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선희 숨은 비디오] 심리스릴러 '심플 플랜'

입력
200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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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눈은 영화에서 다양한 배경으로 활용된다. 「러브 스토리」의 연인 올리버와 제니는 눈싸움을 하다 뒹굴면서 사랑을 키우지만, 배창호 감독의 「꿈」에서는 업보와 속죄의 공간으로 상징되며, 퍼시 애들론의 「연어알」에서 알라스카 설원은 절대 고독의 땅으로 찬바람을 일으킨다.서스펜스나 공포 영화 장르로 가면 숨을 곳 없는, 발자국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남기는 숨막히는 공포의 배경이 된다. 안드레이 콘찰롭스키의 「폭주 기관차」에서 설원을 달리는 열차에서의 생존 싸움은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존 카펜터의 「괴물」에서 남극 대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침입자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을 푸근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심리 스릴러물 한 편이 추가된다. 샘 레이미 감독의 「심플 플랜(A Simple Plan)」(25일 출시·18세 이상·새롬). 공포 영화의 수작 「이블 데드」 「다크맨」을 발표해 온 감독에다가 오손 웰즈와 비견되기도 하는 빌리 밥 손튼이라는 빼어난 배우의 출연, 거기다 주인 없는 440만 달러 얘기라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눈으로 뒤덮인 미네소타주의 작은 마을 데라노. 새해를 하루 앞두고 형 제이콥(빌리 밥 손튼), 형의 친구 루(브랜트 브리스코)와 함께 부친 묘소를 다녀오던 행크(빌 팩스톤). 숲 속에서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하고, 죽은 조종사 곁에서 44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줍는다. 형과 루는 당장 돈을 나눠 갖자고 하지만, 행크는 경찰에 신고하자며 맞선다.

술이나 마시며 빈둥거리는 형이나 루는 새 인생을 열어줄 행운으로 여기지만, 만삭의 아내 사라(브리지트 폰다)와 반듯한 직장이 있는 행크는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 없다. 네 사람의 처음 꿈과 계획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봄이 올 때까지 돈을 찾는 사람이 없으면 그때 나누어 갖자는 것. 그러나 눈이 녹기도 전에 이들은 공포와 살인에 휘말린다.

■ 감상포인트

엄청난 돈을 줍고도 초연할 수 있을까, 당신의 양심은? 백색의 공포를 실감할 수 없다면 행복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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