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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나치망령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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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나치망령 부활하나

입력
200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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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망령이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전유럽에 경고등이 켜졌다. 위험의 진원지는 오스트리아. 나치 이념에 동조 성향을 보였던 오스트리아의 극우 자유당과 현 집권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보수 인민당의 새 정부 구성이 임박했기 때문이다.이에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은 26일부터 스웨덴의 스톡홀롬에서 열리고 있는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국제 회의에 때맞춰 우려와 경고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정강은 유럽연합(EU)의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외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오스트리아는 개탄스런 지경에 처해 있다』(안느 가조 스크레 프랑스 외무부대변인)는 등 오스트리아의 외교 고립을 시사하는 강경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유당의 외르크 하이더(50) 당수가 공직에 취임할 경우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를 소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나치 당원의 아들인 하이더는 1991년 히틀러의 고용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나치의 친위대(SS)를 『존중돼야 할 독일군의 일부』라고 지칭, 반발을 샀다.

그는 지난해 10월의 총선에서도 EU의 동방 확대와 유럽단일 통화 및 이민 반대 등 극우성향의 정책을 내세워 자유당을 제2당으로 부상시켰다. 하이더는 그러나 『과거의 친나치 발언이 표현이 미숙했던 결과』라고 한발 물러서고 있다. 그와 연정을 추진중인 인민당 관계자들도 『하이더는 극우주의자가 아니다』라며 『하이더의 유럽정책은 종전의 우리 정책과 다르지 않다』고 사태 진화에 힘쓰고 있다.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연정 참여 논의는 제1당인 사민당과 제3당인 인민당이 현 연정을 지속하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제2당인 자유당과 인민당이 신정부 구성 협상에 착수했고 다음주에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의회 의석은 모두 183석으로 지난해 10월의 총선에서 자유당이 65석, 자유당과 인민당이 각각 52석, 녹색당이 14석을 차지했다. 오스트리아는 국제 여론의 압력을 감안, 총선을 다시 실시할 수 있으나 이 경우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는 오히려 자유당이 제1당으로 올라설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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