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6만여평의 논농사를 짓는 농민 이종우(李鍾祐·46·성환읍 복모리)씨는「쌀집아저씨」로 통한다. 그는 요즈음 밀려드는 쌀 주문을 처리하느라 농한기라는 말이 무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씨에게는 쌀가게가 없다. 조그만 사무실과 컴퓨터가 그의 가게이다.이처럼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들과 컴퓨터를 통해 전자상거래를 하는「사이버 첨단농민」들이 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인터넷 홈페이지「해드림쌀집(http//www.ssal.co.kr」을 구축하고 자체브랜드「해드림 쌀」을 주문 받아 판매하고 있다. 현재 그의 홈페이지에는 개설 10개월만에 10만여명이 방문을 했으며 하루에도 전국에서 수신자 부담전화(080-582-3333)를 포함 20㎏짜리 30포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 신영리에서 배과수원「배랑농원」을 경영하는 배연근(裵淵根·26)씨도 사이버 첨단농민이다. 대학에서 원예학 전공후 미국연수까지 다녀온 배씨는 지난 97년말 홈페이(http//:www.verang.co.kr)를 구축하고 사이버거래를 시도했다. 그러나 홍보부족 등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해 거래가 신통치 않아 지난해에는 접속자들을 대상으로 경품 제공 이벤트행사를 벌여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현재 설대목을 앞두고 세일중인 배씨의 홈페이지에는 하루 10여명이 방문하고 3∼4박스의 주문이 오고 있다.
이외에도 개설 기간이 짧아 네티즌들로부터 아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전자상거래를 시도하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 충남 부여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방석철(方錫喆·45)씨의 버섯산천(www.bususirang.pe.kr)과 신령버섯(아가리쿠스)을 판매하는 조은영농조합법인(www.joeuns.co.kr)등 충남도내에서만 20여개의 개인·조합 농업인홈페이지가 구축돼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전자상거래 확산에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농촌지역은 통신망 접속속도가 느려 홈페이지 운영이 원활하지 못한데다 운영비도 늘고 있어 초고속 통신망 구축이 시급하다. 또 전자상거래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농민들의 정보화 마인드 제고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종우씨는『농촌의 현재 통신망으로는 전자상거래를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다』며『정부의 농촌지역 정보화를 위한 보다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이와관련 남궁 영(南宮 英)충남도 농정유통과장은『농민들의 정보화 마인드를 키우기위해 도에서도 관심을 갖고 교육을 하고 있다』며『농민들의 전자상거래 확산을 위한 포털사이트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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