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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표 위력 실감" 민주당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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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표 위력 실감" 민주당 딜레마

입력
200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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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청장 보선 패배가 민주당에 던져준 충격은 자못 심각하다. 선거구 재획정으로 한층 중요성이 더해 진 수도권에서의 필승을 위해선 총선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무엇보다 이번 보선에서 자민련의 힘, 즉 충청표의 위력이 확인됐다는 점이 민주당을 딜레마에 빠뜨렸다.

민주당측 선거분석 관계자들은 26일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명단 발표가 막판에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명단이 자민련측에 특히 불리한 것으로 비춰지고 또 자민련이 민주당측의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서자 이 지역에 특히 비중이 높은 충청출신표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민주당측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충청표의 65%가 오히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고 대부분의 충청출신 유권자들은 아예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 때문에 자민련과의 연합공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각개 약진하는 것이 전체 결과를 좋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당초의 「자신감」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최재승 기조실장은 이날 『수도권중에서도 1,000~2,000여표의 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지역에선 충청표의 위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민주당측의 잠정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박빙 승부지역이 수도권에서 최소한 15군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측 관계자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는 것은 충청지역에서의 석권을 노린 자민련측의 「몽니」와 차별화 전략이 수도권에서 「호남대 비호남」대결구도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엔 민주당과 자민련이 수도권에서 형식적으로 연합공천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연합공천을 포기하고 3당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경우엔 역시 3당 체제로 선거를 치른 15대에서 수도권 96석중 30석 확보에 그친 악몽이 되살아 난다.

민주당측은 자민련의 차별화 전략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실질적인 연합공천및 선거공조를 확보해야 하는 두마리 토끼를 쫓을 수 밖에 없게 됐다.

김옥두 사무총장이 『이번 선거에서 자민련과의 공조는 필수적』이라고 전제, 『내각제 강령및 명단발표 파문이 진정되면 실질적 공조 확보를 위한 물밑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여전히 공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더라도 충청표가 한나라당을 적극 지지하지 못하는 심리적 저지선이 있기 때문에 『3당 체제로 해 볼만 하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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