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과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1999년 한해동안 직장내 성폭력 피해 상담및 신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최영애)가 최근 발표한 「1999년 상담현황」에 따르면 직장내 성폭력에 관련한 상담은 570건(22.2%)으로 1992년 상담소 개설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이는 1998년의 14.6%보다 7.6%가 높아진 수치.
직장내 성폭력 상담중 가해자가 상사나 동료인 경우가 78%여서 직장내 성폭력은 대부분 상사나 동료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내 성폭력 상담 사례를 유형별 분류해보면 성희롱 205건(36%), 강간 192건(33.7%)건, 성추행 173건(30.3%)으로 성희롱이 가장 많았다.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도 지난 한해 동안 성희롱 사례 17건이 접수돼 이중 10건을 처리하고 7건은 조사중에 있다. 처리 10건을 살펴보면 조정 1건, 합의 권고 2건, 조사중에 피해자의 요구사항이 관철돼 취하했거나 성희롱이 아닌 것 등의 안내 회신 6건, 노동부로 이송 1건이었다.
처리된 사례를 보면 서울 소재 모 회사에 근무하는 한 여성의 경우 직장 동료인 한 남성이 1년이상 과도한 신체접촉을 하고 업무상으로 괴롭히자 여성특위에 신고했다.
여성특위는 사건을 조사하고 합의를 권고하여 성희롱 행위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사업주는 사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만전을 기하기로 하는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또 다른 사례는 한 개인병원에서 여자 환자가 진료를 받던 중 남자 의사가 불필요하게 몸을 만지는 등 성적언동을 하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여성특위의 조사를 거쳐 해당 의사는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손해보상금 50만원을 지급했으며 병원측에서는 성희롱 방지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성폭력상담소의 조중신 상담부장은 『직장내 성폭력 상담이 급증한 것은 실제 사례가 급증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성폭력을 숨겨왔던 여성들이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했기때문으로 보인다』며 『성폭력 관련법 시행이후 성폭력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자세가 소극적이던 것에서 벗어나 법에 주어진 권리를 찾겠다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