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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시장 대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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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시장 대만 잡았다

입력
200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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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잡아라」지난해 국내 그래픽카드시장에서 3차원 그래픽카드인 「시그마 TNT Ⅱ 32」로 1위 업체에 올라 화제를 뿌린 시그마컴의 주광현(39·사진)사장이 1년 동안 매달렸던 과제이다.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부품 가운데 글자, 그림 등 화면을 보여주는 핵심장치로 눈과 같은 존재이다. 이처럼 중요한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은 10만원대 미만의 저가 수입품인 대만제품이 85%를 장악할 정도로 대만산의 독무대였다. 가뜩이나 가격이 낮은 데다가 수입업자들이 덤핑공세를 펼쳐 국산제품들은 맥을 못추고 무너져 갔다.

주사장은 2년전인 98년 2월에 회사를 설립하고 어렵기로 소문난 그래픽카드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는 대우통신과 삼보컴퓨터에서 그래픽기술개발을 전담했으며 97년까지 그래픽카드의 명가로 소문난 가산전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한 그래픽전문가이다. 명품을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가산전자에서 일하던 10명의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으나 첫 해에는 대만 제품에 밀려 매출이 1억 7,500만원에 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주사장은 여기 굴하지 않고 기술개발에 온 힘을 쏟아 한 달에 신제품을 두 개씩 출시, 지난 한 해에만 23종의 그래픽카드를 선보였다. 매출의 6.9%를 벤처기업으로는 벅찬 개발비용으로 지불한 결과였다.

다양한 기능을 지닌 제품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용산전자상가 등 유통시장에 성능이 뛰어 나다는 소문이 돌아 10만원을 윗도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이 날로 늘어 갔다. 특히 게임방 특수에 힘입어 3차원 그래픽카드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컴퓨터를 통해 TV와 FM라디오 방송을 모두 보고 들을 수 있는 「시그마TV Ⅱ FM」이 히트를 기록하면서 매출이 전년보다 60배 가까이 뛰며 국내 그래픽시장의 40%를 점유,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에는 선정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에 고급형 그래픽카드로는 유일한 납품업체로 뽑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는 매달 1만2,000장이 납품돼 「매직스테이션 6300」모델에 장착 판매된다. 삼보컴퓨터에 납품된 제품은 「이머신즈」에 장착돼 미국시장으로 수출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9월부터 12월까지 무려 석달동안 제품의 호환성 및 신뢰성시험을 거쳤고 생산시설을 직접 돌아보며 현장을 실사했다. 공장이 없어 외부에 주문생산한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체 직원 50명 가운데 20명이 연구개발인력일 정도로 높은 기술력 덕분이었다.

올해에는 경기 수원에 월 15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 4월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주사장은 『공장이 가동되면 미처 소화하지 못했던 주문량을 모두 처리할 수 있어 국내시장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1,000억원. 12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8배 이상 늘려 잡았다.

주사장은 이와 함께 비장의 카드로 디지털TV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TV카드는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컴퓨터로 볼 수 있는 장치. 이 장치를 본체에 장착하면 고선명TV(HDTV)나 디지털TV용 셋톱박스가 없어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가격이 HDTV의 10분의 1에 불과해 경쟁력이 높다』는게 주사장의 설명이다. 90%이상 개발이 끝나 3월께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주사장의 꿈은 그래픽카드 분야에서 소니의 「워크맨」 같은 세계적인 상표를 만드는 것. 올해에는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내년초에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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