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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66명의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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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66명의 명단

입력
200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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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학에 「분할의 오류」라는 말이 있다. 예를 들면 새로 식당을 차린 주인이 유명식당에서 요리사 한 명을 스카우트했다. 주인은 요리사가 맛 있는 음식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요리사는 『그 전 식당에서 파만 썰었다』고 고백해 낭패를 보았다는 것이다. 「결합의 오류」라는 것도 있다. 여러 여인에게서 예쁜 코와 입, 눈을 모아 그려도 미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3원색을 합치면 흑색이 되는 이치와 같다. 형식논리의 위험을 말해 주는 예다.■총선연대가 66명의 공천반대인사 명단을 발표해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정당에 따라 다르나 시민은 새로운 정치운동으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국일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86%의 응답자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총선연대는 결격 정치인 명단을 추가공개할 예정이고 정치개혁시민연대도 대규모 부실정치인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시민운동은 국민의 정치 혐오증 또는 무관심을 깨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명단작성이 지나치게 형식논리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선명한 결격기준도 필요하지만 전체 국익을 고려하는 통찰력을 잃는다면 결국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낙선운동을 벌이는 단체가 늘어날수록 긍정적 효과와 함께 오류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66명 중 해명을 하지 않은 정치인은 두 명 뿐이다. 누구나 할 말은 있다. 『국회의원과 축구협회장 두가지 일중 어느 것에 전념할지는 나와 지역구민이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도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갈파한 이가 공자다. 시민단체는 공정하고 용감해야 하지만 스스로 완벽하다고는 자부하지 않는 겸손도 보였으면 한다. 이번 운동을 시민선거혁명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시민단체가 남긴 겸손과 미완의 부분을 유권자가 선거 결과로 완성한다면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박래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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