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계속 어수선하고 불안하다. 정치권은 시간의 촉박함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시민단체의 움직임은 법의 잣대로 가늠할 수 없는 정도로 진전돼 가고 있는데 여전히 선거구 획정과 의원정수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시민연대가 발표한 공천반대 명단 파장은 엉뚱한 곳으로 퉁겨 여여공조에 파열음을 내고 일각에선 이를 정치적으로 역이용해 지역감정의 방아쇠를 당기려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런 와중에 나온 김대중대통령의 연두회견 내용은 어수선한 정치상황을 정리하는 하나의 바로미터로서 의미가 있으며 그런 관점에서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김대통령이 자민련과의 공조를 재확인 한 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김종필 자민련명예총재가 공천반대 명단에 포함된 것과 청와대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알길은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자민련이 즉각 DJP회동을 거부하고 공동정권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자민련이 울고 싶을 때 시민단체가 뺨 때려준 것은 아닌지,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정치인들이 노골적으로 특정지역의 정서를 자극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JP가 팽(烹)당했다」고 말 하고 싶을 것이지만 지금은 YS 시대가 아니다.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심각한 지역감정의 싹이 움트고 있다는 점을 정치권은 깊이 성찰해야 하며 차후 신중하게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이 최근 시민단체의 정치참여 문제와 관련, 공천반대 명단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동시에 법질서의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는데 시민단체를 비롯, 국민들 사이에 있었을지도 모를 오해와 혼선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국민들 모두는 지금 「안개속의 정치」에 대해 싫증이 날만큼 나있다. 정치권은 어수선한 정치상황을 빠른 시간내 정리·수습해야 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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