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의 하루 등락폭이 1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증시가 너무 출렁이고 있다. 시장의 역동성이 강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경제·경영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문제가 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요인들로서는 최근 주가 움직임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증시가 뚜렷한 이유없이 순식간에 몰락해 경제전반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정보통신 혁명으로 세계가 한 울타리가 되면서 특히 금융시장의 동조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미국 증시에 대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다우지수가 3% 이상 상승하면 국내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2.64% 오르고 다우지수가 3% 이상 떨어지면 2.26%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체제 이전인 92년부터 97년 9월까지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 미국의 다우지수의 상관계수는 0.05였으나 지난해에는 0.82로 크게 높아졌다. 그만큼 우리 증시가 미국 증시의 동향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증시에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 관련 기업이라고 무조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과 장래성을 꼼꼼히 따진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테넷 주요 기업 47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최고치 주가에서 50% 이상 떨어졌다. 이런 투자패턴의 동조화 현상도 나타나야 한다.
정부가 중산층 육성대책의 근간으로 증시를 통한 재산형성을 꼽고 있을 정도로 증시는 이미 서민들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사이버 증권거래 규모도 지난해 10월 83조원을 넘어 전체 증권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3%에 달했다. 사이버 증권거래가 처음 시작된 미국의 25%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증시 내부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너무나 많다. 어느새 만연되어 버린 내부자 거래가 대표적이다. 「내부자 거래의 천국」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런데도 증권당국은 단속의 어려움이나 법적 장치의 미비 등을 내세워 수수방관하고 있다.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증시가 건전한 재테크의 장(場)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주가의 거품이 제거되어야 한다. 정부는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원칙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증시의 출렁임이 심할수록 증권당국의 책임은 더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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