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접종한 영아가 사망하는 등 백신 부작용으로 보이는 사고가 잦아지고있다. 올들어서만 백신을 맞은 영·유아 중 3명이 뇌사상태에 빠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고, 특히 한 영아의 부작용 원인이 백신접종에 따른 것으로 밝혀져 보건당국이 초비상이다.◇영아사망
생후 4개월된 J군은 17일 서울 어린이사랑의원에서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백신을 동시 접종한 지 사흘만인 20일 사망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5일 발표했다.
식약청은 N사가 만든 문제의 백신을 시·군·구를 통해 봉함 및 봉인조치토록 하고 국립보건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J군의 시신을 부검할 서울대병원측은 『일단 영아돌연사로 추정되지만 백신접종과의 관련성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줄잇는 백신사고
올들어 발생한 백신 사고는 보고된 것만 3건. 18일 생후 16개월된 G양이 MMR(홍역 풍진 볼거리 혼합백신) 접종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 보건당국은 G양의 경우 MMR에 포함된 홍역바이러스 이상으로 결론을 내려 백신이 부작용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밝혀냈다.
경기 성남에서도 7개월 된 영아가 백신을 맞은 뒤 발육에 이상이 생겨 부모가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해 11월30일 소아마비 및 DTaP 예방백신을 맞은 생후 4개월된 K군이 양쪽 눈과 귀가 머는 증세를 보인 사례도 보고됐다.
◇백신관리 허점
당국은 백신 사고가 나면 봉함 및 봉인조치만 내릴 뿐 사후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봉함 및 봉인조치 후에도 의료기관에서 동일 백신이 버젓이 유통되는 사례가 많다. 사망한 J군이 맞은 백신에 대한 봉함 및 봉인조치가 내려진 25일 오후, 서울 C병원 관계자는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조치도 받지못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하루에 100명 이상의 영아가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또 G양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MMR 백신과 관련, 식약청은 98년 12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1년이 지난 최근에야 백신 균주 교체를 정부에 건의했다.
◇대책은 없나
전문가들은 백신 사고의 주원인으로 접종에 따른 알레르기성 쇼크를 꼽고 있다. 백신 자체가 이물질을 주입해 면역내성을 기르는 것이어서 쇼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세대의대 손영모(孫英模·소아과)교수는 『홍역 볼거리 풍진 소아마비 등 이른바 「생백신」은 백신 접종만으로도 인체에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면역기능이 약한 영·유아는 접종을 삼가는게 좋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 이종구(李鍾求)방역과장은 『백신접종 후 홍반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며 『부모들이 백신을 맞은 영·유아를 최소한 3~4일은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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