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계가 선수협의회 결성을 둘러싸고 파행과 잡음에 휩싸여 있다. 출범 19년째를 맞는 프로야구가 보다 성숙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권익옹호 차원에서의 선수협의회 결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수협의회 구성과정이 제3세력의 조종설 등으로 선수와 구단, 선수와 선수관계가 혼탁한 갈등관계로 치닫게 된 것은 야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매우 실망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논란의 핵심은 선수협의회의 출범을 자문하고 있는 기획단의 인물구성과 사업목적 의도에 있는 것 같다. 당초 협의회 가입을 예정했다가 뜻을 바꾼 삼성과 현대 소속의 선수들은 『새천년 민주당 정책자문위원이 주축이 된 기획단과 에이전트가 선수협의회를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협의회운영의 자발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선수협의회의 주장은 다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배후세력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선수간의 내분을 조장하는 불순한 의도』라고 반박하며 이에 맞서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쯤되면 당초 선수들이 생각했던 권익옹호 차원의 자발적 모임 성격은 퇴색하고 선수들간의 분규로 악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참으로 곤란한 지경에 이른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고 본다. 왜 하필 선수협의회 멤버들은 그들의 조력자로 한 정당의 정책자문위원을 택한 것일까. 첫 출범하는 선수협의회가 정당인의 도움을 받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어느모로 보나 현명한 처사는 아닌 것같다. 더구나 항간에는 보이지 않는 유력자 개입설까지 나돌고 있다.
프로야구는 가장 많은 팬을 갖고 있는 국민스포츠다. 프로야구를 키워온 과정에서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구단주들이 기울인 노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런 노력들이 밑거름되어 오늘날 한국야구선수들이 일본이나 미국의 메이저 리그에서도 활약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 보상으로서의 영예가 있다면, 또한 그 투자의 효과가 있다면 그것은 단연 구단주들의 몫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야구협회나 구단주들도 열린 마음으로 선수관리를 해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프로구단들은 선수의 권익옹호를 위한 선수협의회는 물론 노조결성까지도 전향적으로 보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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