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은행권에 직급파괴 「돌풍」이 거세다. 각 은행들이 과거의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1-2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3급 부장」,「여성 부장」이 탄생하는가 하면 일부 은행은 아예 외부 전문가를 공모하고 나섰다. 외국계 은행 탄생 등 국내 금융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고 제2구조조정 한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일환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한빛은행은 24일 모든 본부부서를 「팀」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과거 1급 고참이 임명되던 본부부서장인 팀장에 3급 차장을 대거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점포전략팀장에 40대 초반의 3급 직원인 박상식(朴相植·43)경영전략부 차장을, 폰뱅킹팀장에 김진석(金璡錫·44)영업추진부 차장을 임명하는 등 본부 팀장에 40대 3급 차장 6명을 전격 발탁했다. 또 임원급인 본부장 자리에는 통상 고참 본부 부장이 승진하던 관례를 깨고 일선지점장인 김영대(金榮大·53)태평로지점장을 업무지원본부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조흥은행도 최근 국제업무실장에 3급 직원인 김영희(金英姬·44·여)신수동지점장을 임명해 은행권 최초의 「여성 부장」을 탄생시키는 등 2·3급 직원 7명을 핵심부서장 자리에 발탁했다.
산업은행은 전문성이 중요시되는 일부 직위에 대해 공모를 실시하는 파격을 택했다. 행내외 공모를 통해 IT(정보·전산담당)본부장, 투자금융실장, 자금거래실장, 신탁부장 등의 직위에 전문가를 선발해 배치한다는 계획. 산업은행은 이들 공모직 담당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기본급 외에 이익기여액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외환은행도 올초 2급 직원을 종합기획부장 등 일부 핵심부서장에 발탁하는 등 은행권 직급파괴 바람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빛은행 이순우(李舜雨)인사부장은 『기업체 등 외부여건이 급속히 변하는데 금융기관만 낡은 틀을 고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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