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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도 용병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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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도 용병바람 분다

입력
200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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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구를 아웃소싱하라』. 과학계가 첨단분야 연구를 위해 국내가 아닌 세계를 상대로 우수두뇌 유치에 적극 나섰다. 첨단분야 연구자를 유치하는 것이 국내 연구의 돌파구가 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덕인원장은 「과기원 국제화」를 내걸고 올해 안에 4-5명의 외국인 교수를 전임교수로 영입하기 위해 뛰고 있다. 지난해 과기원에 들어온 이완 D 스튜어트(물리학과)교수는 초빙교수 신분이 아닌 외국인 전임교수. 외국 두뇌를 초빙교수 형식으로 유치한 적은 있지만 전임교수는 처음이다. 봄 학기엔 MIT에서 전기전자, 존스홉킨스대학서 생명공학분야의 교수를 데려오기 위해 섭외중이며 컴퓨터공학, 재료분야의 전문가도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최원장은 이 작업을 과기원이 세계무대에 나서기 위한 전초전으로 설명한다.

『초빙교수로 1년 머물러봐야 국내와 세계의 첨단을 연계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과기원을 연구의 근거지로 만들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최원장은 말한다. 한창 활동중인 교수를 유치하려면 기존의 연구도 병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원장은 아예 연구팀 일부를 데려오도록 해서 학교차원의 공동연구 체제를 설립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지난해말 뉴프런티어사업단장으로 선정된 유향숙(게놈기능분석을 이용한 신유전자개발·생명공학연구소)박사는 2월1일까지 미국 워싱턴대학과 국립보건원등에서 영입할만한 연구자를 물색 중이다. 지능형 마이크로시스템 개발팀장인 박종오(한국과학기술연구원)박사는 의료용 마이크로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연구하는 유럽연합의 연구소에 초음파센서개발을 위탁하려 한다. 박박사는 『2월18일 구체적인 연구과제 목록을 공고한후 3월 연구지원서를 받아 공개경쟁을 통해 사업내용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외국의 연구자가 경쟁력이 있다면 직접 위탁 과제를 주는 대신 국내 연구자를 보내 공동연구를 함으로써 기술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뉴프런티어사업의 경우 1년에 100억원대의 대규모 예산이 지원되고 새로운 경영기법이 도입돼 아웃소싱이 더욱 현실적이다. 새 경영기법이란 사업단을 독리법인화하고 사업단장이 과제선정과 예산배분에 자유로운 권한을 갖는 것. 사업단장은 권한과 책임이 커진 만큼 앞서있는 해외 연구를 이전받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아웃소싱의 결과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을 흡수하기 위해선 연구과정에서 사람간의 교류를 깊이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학연구의 국경이 허물어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외국의 것을 받아들이면서 창의적인 틈새 연구를 할 혜안이 요구되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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