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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대선]썰렁한 유권자… 속타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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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대선]썰렁한 유권자… 속타는 후보들

입력
200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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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의 풍향을 가름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기 하루전인 23일 낮. 아이오와의 주도인 디모인시에서 북동쪽으로 200여㎞ 떨어진 워털루시에서 오후 2시15분부터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의 유세가 있었다.일요일인데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마저 겹친 탓인지 워털루시에 이르는 35번 고속도로는 한산하기 이를데 없었다.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워털루시는 최근 내린 폭설에 파묻힌 「설국」 그 자체였다.

겨우 찾은 인구 6만6,000여명의 한촌에 있는 한 중학교의 실내체육관에는 고작 250명 내외의 청중만이 있었다.

그나마 강제동원된 듯한 열성당원의 중학생 자제 50여명의 「과잉환호」마저 없었더라면 썰렁했을 행사였다. 워싱턴 DC에서 취재온 내외신 기자와 현지 지역언론인 등 100여명의 취재진만이 분주하게 움직였을뿐 현장에서는 정치적 무관심만이 느껴졌다.

선거전이 본격 개막됐지만 요즘 각 후보 진영마다 가장 큰 고민은 「정치적 무관심」이라는게 중론이다.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 전력투구하느라 그곳에 상주하고 있는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제외한 7명의 대선주자들이 아이오와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지만 500명 이상의 주민이 모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선거열기는 유세장에서만 느껴질뿐 일반 유권자의 반응은 영하의 날씨처럼 차갑다. 아이오와주의 경우 유권자는 180여만명에 이르지만 1996년의 코커스에는 6.7%에 불과한 12만여명만이 참가했다. 올해의 경우도 양당 합해서 20만명 정도만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당의 후보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TV 토크쇼 등에 출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아이오와주에 투자한 막대한 시간과 자금에 비해 지지율 상승이 부진한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은 이날 CBS에 나와 『아이오와 코커스는 백악관으로 가는 몇 단계의 여정중 첫번째에 불과하다』며 『이곳 유권자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처음에 아무도 나를 모르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평가했다.

부시는 ABC의 토크쇼에 출연, 『아버지가 어젯밤 휴스턴에서 격려전화를 했다』며 『공직선거에 나서본 사람이면 투표일을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가 1980년 처음 대선에 나섰을때 아이오와에서 32%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으나 결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패해 공화당 후보를 내주었다』고 상기했다.

앨 고어 부통령은 지역신문인 레지스터가 브래들리를 지지키로 한데 대해 반응을 보이지않고 있으나 승리를 확신하는 듯 지지자들에게 『방심하지 말고 반드시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정치가 일부 분석가나 여론조사에 의해 좌우된다고 믿지말라』며 『중요한 것은 코커스의 결정』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브래들리는 지난 2주일 사이 캠페인의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그의 선거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디모인(아이오와주)=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코커스란… 카운티 당대회보낼 대의원 선출

아메리칸 인디언 말로 「추장들의 모임」이란 뜻의 코커스(Caucus)는 당원행사다.

이에 참가하려면 선거일인 11월7일 만18세가 되는 투표권자로서 민주당 또는 공화당의 당원으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당원 등록은 코커스 당일 현장에서 할 수 있으며 그 자리에서 당적을 바꿀 수도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경우 양당 당원들은 24일 저녁 2,131개 소선거구역(Precinct)의 학교 교회 식당 가정집 등에 모여 99개 카운티의 당대회에 보낼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어 카운티 대의원들은 주 전당대회에 파견할 대의원을, 주 대의원들은 올 여름 열리는 전국 전당대회에 나가 대통령후보를 선출할 선거인들을 뽑는다.

투표방법으로 공화당은 기표 또는 거수 등의 인기투표를 통해 당의 대통령후보 적임자를 결정한다. 이와는 달리 민주당은 각 후보의 그룹이 얻은 지지율에 따라 대의원 지분을 배정하고 후보 그룹들은 최종 후보가 결정될때까지 이합집산을 계속하는 비례제를 채택하고 있다.

코커스는 당의 정강정책 수립의 밑거름이 되는 토론까지 포함되어 있어 더 복잡하고 일정이 빠듯하다.

이때문에 코커스는 예비선거(Primary)에 비해 달리 소속당에 관심이 많은 열성 당원이 주로 참가하는데 코커스 참가자의 성향이나 인원 수를 헤아리기 어렵기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코커스 비판론자들은 『아이오와주가 농업이 주산업이고 인종적으로도 미국의 전체적인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는 주인데도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지지자들은 『코커스가 대선 후보들에게 일반 유권자를 직접 만나도록 강요하는 좋은 정치제도』라고 맞선다. /디모인=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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