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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인기'불꽃' 여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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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인기'불꽃' 여전할까

입력
200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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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액 작가」 「언어의 연금술사」 「인기 드라마 제조기」 「비윤리성 파문」 「제작진과의 불화」 「방송 펑크」 등등.1969년부터 1999년까지 30년 동안 신문과 잡지에 자주 등장한 한 작가에 대한 기사 제목들이다. 30년간의 드마마사를 관통하며 변함없는 인기와 화제를 몰고다닌 김수현(57). 그녀가 SBS 수·목 미니시리즈 「불꽃」(정을령 연출)으로 「청춘의 덫」 종영 10개월여 만에 시청자에게 돌아왔다. 2월 2일 첫 방영한다.

21세기에도 김수현식 드라마는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 「불꽃」 에서도 그녀의 드라마적 특성들이 표출될 것인가?

김수현은 대중의식의 성감대를 가장 잘 포착하는 작가다. 「불꽃」 은 멜로물이다. 젊은 네 남녀의 약속된 인생 항로에 끼어드는 우연의 사랑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모습이다. 「사랑과 야망」 「청춘의 덫」에서 사랑과 출세욕으로 갈등하는 애증의 군상을 묘사한 김수현은 「불꽃」에서는 일상적인 삶의 여정 속에서 우연 그리고, 운명이 초래하는 사랑의 화학적 반응을 보여준다.

김수현의 강점은 드라마 속에서 반관습적·반통념적 가치를 기존 가치 기준보다 우위에 놓아 인간이 갖는 이중적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한계를 인정하고 현재의 삶에 안주해 살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기성 가치관과 도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중성이 있는 대중에게 「모래성」「배반의 장미」 「유혹」 등 그녀의 작품들은 대리만족을 주었다.

「불꽃」은 자신만만한 재벌그룹 후계자인 남자(차인표)와 순수하면서도 뜨거운 방송작가(이영애)의 만남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섬세하고 부드러운 성형외과 전문의(이경영)가 개입하면서 일어나는 삶의 정형성과 사랑의 의외성의 갈등이 주조를 이룬다.

이기심, 허위의식을 가차없이 찌르는 문체와 지극히 평범하지만 적확한 상황·심리를 묘파하는 대사도 관심거리. 서민들의 심리를 톡톡 쏘는 대사로 표현해 탄성을 자아냈던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절망의 극단에서 나오는 감정의 언어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써늘하게하면서도 통쾌하게 만들었던 「청춘의 덫」.

『「불꽃」은 다른 작품처럼 많은 대사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적은 대사로 더욱 더 강렬하게 사람들의 폐부를 찌르게 될 것』이라고 연출자 정을령 PD는 말했다.

김수현 드라마는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켜왔다. 「청춘의 덫」(1978년 방송분)의 이효춘, 「사랑과 진실」의 이덕화, 「사랑이 뭐길래」의 최민수, 「작별」의 유호정, 「목욕탕집 남자들」의 김희선, 「청춘의 덫」(1999년 방송분)의 심은하 등.

김수현 드라마 출연은 스타의 보증수표라는 말까지 있다. 「불꽃」에선 이른바 「김수현 사단」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이영애와 차인표가 처음 얼굴을 내민다. 이경영과 조민수 등은 이전 김수현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밖에 박근형 강부자 백일섭 정혜선 등 연기력이 뛰어난 탤런트들이 「불꽃」에 바람을 불어 넣는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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