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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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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입력
200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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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왕과 허영심에 가득 찬 사람, 술꾼과 사업가는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어린왕자의 혹성여행은 일상을 무시한 삶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또 의미 있는 일상과 의미 없는 일상을 구분한다.

그것이 자신의 임무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1,440번 가로등을 켰다 끄는 다섯 번째 별의 가로등 켜는 사람은 그래서 똑같은 일상을 살지만 다른 사람이다.

일상은 벗어나야 할 대상인가, 아니면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야 하는 건가? 의미는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 로마의 그레고리안대 철학과 교수를 지낸 김용석씨는 이 철학 에세이에서 「일상의 틈새」를 보라고 말한다.

일상을 삭제하거나 포기하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의미있는 삶의 조건인가라는 물음이 제기할 때, 일상에 대한 비판이 필요하고 비로소 우리는 삶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앞으로 개인은 일상성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고 새로운 상황에서 인간을 위한 새로운 권리를 계속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미래의 휴머니즘적 자세다. 특별히 부각될 수 있는 인본적 권리들은, 단순한 물질적복지를 넘어서 더 의미있게 살 수 있는 존재의 권리, 전통적 평등권이 아니라 누구나 평등하게 차이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 타인과 함께 공동체적 환경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바탕으로 호흡할 수 있는 권리 등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문화란 무엇이고, 그와 함께 있는 인간이란 또 무엇인가를 묻는 자유로운 글쓰기의 산물이다. 1부 「문화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지은이는 현대 문화를 특징짓는 열린 사회의 신화 유도된 필요성 미학 혁명 일상성 사이의 문화 등 5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 문화의 주소를 찾는다.

그 속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왕자와 거지」가, 디즈니랜드의 상술(商述)이 등장한다. 그의 새로운 시각과 꼼꼼한 비판 정신을 더듬어 가다 보면 「오늘날 문화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작용을 하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만날 수 있다.

인간적인 문제를 다루는 2부는 문화 창조자로서 사람에 초점을 둔다. 인간의 창조성, 비극성, 자유와 비자유, 감성과 이성, 탈인간성 등 인간론의 요소로 인간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시도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해답을 찾기보다 「무엇이 인간적인 것인가」를 동화와 대중문화, 우리가 흔히 겪는 여러 삶의 행태를 통해 접근해 간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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