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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도 있다" 리스트 밤샘검증

입력
200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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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연대 '낙천명단 발표' 전야 표정『이제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만 남았다』

공천반대인사 명단 공개 초읽기에 돌입한 23일 총선시민연대 관계자들은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성가(聖架)수녀원에서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한 채 철야 작업을 벌였다.

그동안 총선연대 관계자들로 북적이던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빌딩 2층 총선연대 사무실의 문은 이날 하루종일 굳게 잠겼고 눈치를 살피는 정치인들인 듯 전화벨만이 가끔 울릴 뿐이었다.

총선연대 관계자들은 명단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장원(張元·녹색연합사무총장)대변인은 『공정성과 객관성 등 모든 면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며 『무혈시민혁명, 선거혁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철야검증이 벌어진 성가수녀원은 1987년 6월 시민항쟁 당시 여러 차례 시국기도회가 열리며 시민운동의 성지(聖地)가 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 성당 부속 수녀원. 총선연대는 보안유지와 출입통제가 손쉬우면서도 상징성이 큰 장소로 고심 끝에 20일 이 곳을 선택했다.

1987년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지낸 오충일(吳忠一) 목사를 23일 집행위원으로 뒤늦게 영입한 것도 시민항쟁의 역사를 잇는 상징적 조치였다는 설명. 총선연대 김타균(金他均)공보국장은『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데다 로비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수녀들에게도 오늘 오후에야 사실을 알릴 만큼 비밀에 부쳤다』고 털어놨다.

○…오후 4시30분께부터 유권자100인위원회, 정책자문단, 공동상임대표단, 공동상임집행위원단 등 140여명의 총선연대 관계자가 수녀원에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오후 6시25분 사흘간 밤샘작업을 통해 작성한 명단을 들고 온 총선연대 김기식(金起式·참여연대 정책실장) 사무처장 등 실무진 10명은 『격렬한 토론을 거쳐 명단을 거의 확정해 이젠 선택만 남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후 7시께 배달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한 총선연대 관계자들은 수녀원 내 「미정관」에서 유권자100인위원회의 1, 2차 심의와 정책자문단의 자문에 이어 자정을 넘겨 이뤄진 상임대표단과 상임집행위원단의 최종결정 순으로 명단확정작업을 벌였다. 적용기준에 따라 생사를 넘나든 3-4명의 의원은 유권자위원회가 표결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상임집행위원장 박원순(朴元淳)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정부패, 선거법 위반, 반민주·반인권 등 7개 기준을 정해 통합접근과 교차심의로 논란의 여지를 줄였다』면서도 『형식적 기준적용에 의한 명단 최소화는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돼 오히려 국민정서에 어긋난다』고 밝혀 당초 예상됐던 70여명 내외를 유지할 것임을 암시했다.

한편 공천반대인사 명단에 대해 한 관계자는 『깜짝 놀랄만한 거물급 정치인도 있다』고 말해 여야 중진도 포함됐음을 시사했다.

○…이날 총선연대가 명단 검토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자 리스트후보 의원들은 초긴장 속에 『어디로 연락을 해야 하느냐』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

21일에만 여야중진 5명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추가 해명과 함께 명단포함 여부를 확인했고, 20여명의 의원이 추가 소명자료를 보내는 등 지금까지 모두 150여명의 의원이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명단과 의원소명자료는 24일 오전 10시 기자회견과 동시에 총선연대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gokorea.org)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된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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