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 중시… 정장도 밝고 가벼워져2000년의 봄은 빨리 오나. 바람이 매서운데 매장은 벌써 봄이다. 새천년의 부푼 기대를 화려한 봄 의상으로 분출하고 싶기 때문일까. 예년보다 열흘쯤 일찍 봄 신상품이 출고되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져 아직 판매는 주춤. 베스띠벨리 김재능이사는 경기회복으로 겨울 매출이 급상승해 이미 물량이 바닥난 것이 봄상품이 들썩이는 또 다른 이유라고 말한다.
새 천년을 맞아 새롭고 낭만적인 것을 찾으려는 밀레니엄 심리와, 최근 업체들이 계절기획이 아닌 월별기획으로 유행을 즉각 생산에 반영하는 소비자반응생산(QR)을 도입한 점 등이 결합돼 대대적인 패션열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올 봄 패션가는 어떤 유행을 예고하는지 알아보자.
■여성복-색의 향연이 열린다
어떤 색이 유행할까? 이번 봄은 색 자체가 주인공이며 트렌드다. 분홍, 보라, 연두, 노랑, 오렌지, 파랑등 알록달록 화사한 색들이 펼쳐질 것이다. 캔디컬러 또는 스위트컬러라고 일컫는 화사한 색깔의 향연이다. 지난해 열린 서울패션아티스트
협의회(SFAA) 2000년 S/S 컬렉션 쇼에서도 색깔쓰기를 마다한 디자이너는 거의 없었다. 이상봉, 박윤수 등은 옷 한벌 안에 여러가지 색깔을 조화시켰고 지춘희, 루비나등은 꽃을 활짝 피게 했다.
장식은 화려한 꽃무늬 패턴과 프릴이 단연 강세. 꽃무늬가 그려진 밝은 색 옷
은 겨울옷에도 영향을 미쳐 계절파괴 패션이 이미 선보였다. 광택나는 「글리터리 룩」도 올 봄 키워드 중 하나. 반짝이는 구슬장식, 윤기나는 소재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경향은 결국 「여성스러움」으로 향한다. 해외 디자이너들이 프릴(질샌더), 속이 비치는 시스루와 짧은 바지(돌체 앤 가바나), 고전적인 스커트와 스카프(프라다)등 다양한 여성상을 표현한 것처럼.
조이너스 전미향디자인실장은 『해외 패션경향이 여성스러움을 섹시한 「글래머 룩」으로 표현하려 한다면 국내에선 화려함을 결합시킨 스타일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복-가벼워지는 신사정장
정장은 캐주얼정장으로, 캐주얼은 스포츠웨어로. 남성들의 옷도 가벼워진다. 격식보다 실용성, 기능성이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캐주얼 정장의 신장이다.
정장의 경우도 아르마니 스타일의 가벼운 실루엣이 더욱 확산될 것 같다. 마에스트로 고기예디자인실장은 『어깨심지가 얇고 부자재를 최소화한 비접착 정장이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셔츠 소재를 쓰고 어깨가 완만한 「이지 수트」도 선보일 전망이다.
가벼움을 향해가는 남성복 역시 색깔이 밝아진다. 여전히 회색 중심이라고 해도 밝은 회색, 베이지와 블루가 가미된 회색등으로 변주된다.
한편에선 자연주의에 부응하는 복고풍 트렌드가 흐른다. 프라다,우모가 회고적 스타일을 선보였듯 6버튼 재킷 뒷자락을 떨어지게 만드는 사이드 벤트 등이 회귀하는 경향이다.
캐주얼의 경우 다양한 색깔을 조화시키는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운동복 스타일의 바지, 바람을 잘 막아주는 점퍼나 카디건 등 스포츠웨어가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김희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