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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치판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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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치판 물갈이

입력
200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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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정치권에 물갈이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개혁기대를 외면한 채 기득권을 지키려 했던 야합이 자충수가 됐다. 시민단체가 주도하고 정치권 스스로의 개혁을 기대했던 성난 민심이 뒤를 받치고 있다. 물갈이가 어떤 형태로든 열매맺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여야 정치권도 불똥이 튈세라 수용자세다. 개혁거부로 몰렸다가는 총선서 불이익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난공불락 같았던 정치권 물갈이도 시민단체 손으로 이뤄질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사실 정치는 마약과 같아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가 여간 어렵지않은 속성이 있다. 정치권력을 맛본 사람에게 정치판에서 스스로 나가주기를 바라는 일은 노름꾼 손에서 화투장을 빼앗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서울 인구 절반이 여성이란 이유로 서울시장에 출사표던졌던 여성후보가 있었는가 하면, 처지가 같은 절대다수 빈곤층이 자신을 지지해주리라고 당선을 호언했던 빈민후보도 있었다. 정치는 이처럼 자기도취일 경우도 많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시민단체의 부적격자 명단을 공천에 적극 반영하리라 한다. 당간판을 바꾸니까 민의가 잘 들리는지, 아니면 일각의 의심처럼 시민단체와 「짜고 치는」 것인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당직인선에서도 일부 문제있는 중진들을 배제한 흔적이 보인다. 아마도 이런 추세라면 그동안 「선생님」을 팔아 잇속 차렸던 상당수의 현역을 비롯, 부적격 인사들이 정치판을 떠나야 할 것은 분명하다.

■야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방탄국회의 비호를 받았던 상당수 비리관련 인사들의 퇴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서직 채용을 미끼로 돈을 챙긴 파렴치한 인사가 발붙일 공간은 없어져야 한다. 더 이상 부패 정치인에게 당선가능성이 퇴출불가 사유일수는 없다. 정치개혁이 의석 수에 연연하면 또 공염불이 되고 만다. 아무리 깨끗하게 빤다고 걸레를 행주로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노진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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