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선 맞춰 접었다가 폈다가 짠! 팔짝 팔짝 튀어가는 개구리가 됐어요』 서울 서초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인 문혁진(12)군은 종이로 원하는 물건을 척척 만들어내는 「종이접기 박사」.개구리같은 간단한 모형은 기본이고 피카추 인형, 진짜로 움직이는 벽시계도 그의 손을 거치면 금세 완성된다. 혁진이는 문화센터에서 종이접기 강좌를 수강한 어머니 주안나(35)씨와 함께 종이접기를 하면서 이처럼 실력이 늘었다.
주씨는 『단지 아이의 놀이를 옆에서 관찰하는 게 아니라 어른인 나도 흥미를 갖고 함께 즐길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종이접기 예찬론을 폈다.
어린 시절 문구점에서 막 사온 염색냄새나는 알록달록 색종이를 접어가며 종이접기 놀이에 푹 빠지던 추억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종이접기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으며 중요한 아동용산업의 하나로까지 성장했다. 대형서점의 어린책 코너에는 종이접기책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문구점에는 색종이 뿐만 아니라 주름지, 구김지 같은 새로운 종이접기용 재료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1차원 평면의 종이를 이리 저리 접었다가 펴면 실제로 날릴 수 있는 비행기, 물에 띄우는 종이배, 딱지치기할 때 쓰는 딱지같은 입체 모형으로 변신한다. 종이접기 놀이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작업 과정에서 얻게되는 교육효과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종이접기협회의 이지형 실장은 『머릿속에서 구상한 모형을 실제로 만들어가다 보면 상상력과 수학적 관념이 발달한다』면서 『특히 정교한 손놀림에 익숙하지 않은 요즘 어린이에게 종이접기 놀이는 손의 기능을 발달시켜 두뇌 개발을 도와준다』고 말한다.
종이접기를 배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선 원하는 모양을 클릭하면 종이 접는 순서가 동영상으로 나오며 질문도 할 수 있다. 시중의 서점에 가면 카네이션, 장화, 글러브, 장미까지 다양한 종이접기 방법을 소개한 책자가 수백종이 나와있다. 한국종이접기협회(02-766-4561)를 비롯해 문화센터에서는 3∼6개월 과정의 종이접기강좌를 열고 있다.
이지형 실장은 아이와 함께 종이접기 할 때의 요령으로 ▲섬세한 손놀림이 가능한 5세 이상에게는 여러 번 접는 모형을, 4세 이하에게는 단순하고 크게 접어 만들 게 하는 등 아이의 나이를 고려할 것 ▲개구리는 반드시 녹색어어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의외의 색깔을 선택해 아이의 상상력을 길러줄 것 ▲종이에 베이거나 칼, 가위, 송곳으로 상처를 입었을 때를 대비해 사용법을 숙지시키고 간단한 구급약을 준비할 것 ▲화학 염료가 들어간 색종이를 입에 넣고 빨지 않도록 당부할 것을 제시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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