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50년 고질악습 이번엔 척결" 서릿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50년 고질악습 이번엔 척결" 서릿발

입력
2000.01.22 00:00
0 0

청와대는 병역비리에 대해 단호한 분위기다. 청와대는 병역비리에 연루된 정치인, 사회지도층 인사의 숫자나 명단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지만 『제보가 있으면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외형상 『비리가 있으면 수사한다』는 원론적인 자세지만, 그 이면에는 강도높은 병역비리 척결의 의지가 엿보인다.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0일 민주당 총재 취임사에서 『50년에 걸쳐 계속돼온 고질적 악습인 병역기피를 뿌리뽑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병역비리 척결이 총재 취임사에 썩 어울리지 않는 내용인데도 굳이 포함했다는 사실, 「뿌리뽑고 있는 중」이라는 현재진행형의 표현은 곰곰이 새겨볼 사안이다. 병역비리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갖고 있거나, 내사가 상당부분 진척됐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신광옥(辛光玉)민정수석은 『내사가 진행중인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신수석은 『과거 병역비리 의혹이 있어온 100여명의 자료가 검찰에 넘어온 바 있어 확인했더니 지금까지 현역의원은 1명만 문제됐으며 그것도 무혐의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사가 진행중이 아니다』라는 언급은 일단 파장을 줄이려는 공식적인 수사(修辭)라는 게 중론이다. 다른 관계자들이 『대통령은 병역비리 척결에 철저한 의지를 갖고 있다』『아군(여당의원)이 다쳐도 할 수 없다』는 등의 단호한 말을 하는 데서 심상치 않은 흐름이 읽혀진다. 『시민단체에서 병역비리 명단을 제출하거나 고발해오면 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명한 언급도 있다.

문제는 병역비리 척결작업이 선거 국면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병역비리 척결작업은 사회지도층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권 사정으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정치일정 때문에 병역비리 수사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정치인 다수가 병역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큰 파란이 예상된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