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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공개 사흘前 표정

입력
200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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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반대 인사 명단 공개를 사흘 앞둔 21일 총선연대 사무실은 막바지 검토와 정리 작업으로 분주했다. 대부분 직원들은 연일 철야근무로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거사(擧事)」를 앞두고 있다는 흥분 탓에 시종 긴장된 표정이었다. 또 서울 종로에서 국민지지서명운동을 시작하고 국회앞에선 부패정치인을 쓰레기로 비유한 「쓰레기 분리수거 캠페인」을 벌이는 등 대국민 홍보전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총선연대는 이날 『200여건에 달하는 소명자료 및 시민제보에 대한 검토작업이 좀 남았지만 사실상 리스트는 확정된 상태』라며 『작업에 참여했던 인원들은 최종검토와 보안유지를 위해 24일 발표 당일 오전까지 비공개 장소에서 합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동사무처 직원 일부가 이날부터 합숙에 들어갔고 22일에는 공동상임대표단과 유권자 100인 대표 일부도 동참할 계획이다.

총선연대는 리스트가 사전 유출될 경우의 파장을 의식, 대부분의 작업을 심야에 진행해왔으며 직원이라도 작업과 연관이 없는 사람들은 접근을 통제하는 등 철통보안을 유지해왔다. 또 보도진들이 취재과정에서 문서나 컴퓨터에 접근하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종종 마찰이 일기도 했다. 총선연대 관계자는 『리스트 선정은 공동사무처 소속 10여명이 참여단체들의 합의로 이뤄졌다』며 『이중에서도 명단의 전체규모를 관리해 온 사람은 한두명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안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각종 부정과 비리에 연루됐던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정보력을 총동원해 리스트 접근을 시도했고 일부 중진급 의원들은 직접 전화를 걸어 간곡하게 리스트 포함여부를 물어왔지만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서울 종로2가 YMCA앞에서 30여분간 펼쳐진 「낙선운동지지와 선거법87조 폐지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에는 학력과 나이를 초월한 250여명의 시민이 동참해 국민적 지지를 확인시켜줬다.

송원찬(宋原燦·78)씨는 『마지막 투표를 한 게 언제인지도 모를만큼 정치권에 염증을 느껴왔다』며 『좋은 일 하는 데 서명하는게 당연하고 이번엔 꼭 투표해서 「다 바꿔」 버리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성미(郭聖美·22) 윤지원(尹智源·22) 김한별(21)씨 등 여대생 세명은 함께 서명하면서 『이번이 첫 투표인데 정말 잘 찍고 싶다』며 『날이면 날마다 싸움밖에 할 줄 모르는 의원들이 정말 싫다』고 꼬집었다.

총선연대 조영숙(曺永淑·39)공동사무처장은 『정치인들이 드디어 국민을 무서워하기 시작했다』며 『이 운동이 가진 힘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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