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발표된 새천년민주당의 첫 당직인선의 특징은 신_구세력의 조화와 지역 배려로 요약할 수 있다. 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최종 결정에 앞서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당창당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민회의 색채를 최대한 지우되 총선을 코 앞에 두고 중요 당직의 대폭 교체가 어렵다는 현실적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당직 인선의 우선적 포인트는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의 기용. 당초 한화갑(韓和甲)국민회의총장이 무리없이 당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재기용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진행중인 선거법개정 협상을 위해 박상천(朴相千)총무의 유임이 불가피한 상태에서 총장까지 그대로 가면 신당으로서의 변화가 너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김총장 카드를 뽑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충성심이 보장되는 동교동계 내부에서 총장을 교체함으로 총선기간중 확실하게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대통령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김총장을 발탁한 데는 공천 물갈이를 대폭으로 단행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전총장의 향후 위상에 대해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선거기간중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3역 서열이 2위로 재조정된 정책위의장에 이재정(李在禎)성공회대 총장이 기용된 것은 다소 의외. 당초 여권주변에서 거론되던 정책의장 리스트에 그의 이름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유력한 정책위의장후보였던 강봉균(康奉均)전재경장관이 전북출신이라는 점이 핸디캡으로 지적되면서 충북 출신이자 영입인사로 창준위 총무위원장을 맡아 역할이 컸던 그가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당 8역이자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 멤버인 총재비서실장에 김민석(金民錫)의원이 발탁된 것은 파격에 가깝다. 김의원이 창준위 대변인으로 활약한 점도 감안됐지만 총선전략상 젊은 세대에게 대중적 인기가 높은 그를 키우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정동영(鄭東泳)의원이 「대변인 3수」를 하게 된 것도 젊은층 공략을 염두에 둔 인선이다.
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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