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은 지난해 11월 기민당이 집권기간에 무기 중개상으로부터 100만 마르크(6억원)를 뇌물로 받았다는 보도로 불이 붙었다. 이후 언론의 폭로경쟁에 따라 스캔들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군수업체 뇌물에 헬무트 콜 전총리의 비밀계좌, 정유회사 매각 커미션과 스위스 비밀계좌 등이 기민당의 재정과 얽히고 설키며 하나씩 등장했다.서막을 올렸던 군수업체 티센의 무기 중개상 칼 하인츠 슈라이버는 1991년 스위스에서 기민당 재정담당자에게 100만 마르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는 당시 이 회사의 사우디아라비아 전차 판매 사업을 돕고 있었다.
슈라이버는 또 1994년 볼프강 쇼이블레 현 당수에게도 10만 마르크를 제공했다. 쇼이블레 당수는 이 자금이 통상적인 헌금이라고 주장했으나 슈라이버는 캐나다 무기공장 건설을 위한 청탁용이었다고 인정했다.
의혹의 핵심인물인 콜 전총리는 『1993년 이후 비밀계좌에서 200만 마르크를 운용했다』고 시인했지만 기부자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다고 고집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만프레드 캔터 전 기민당 헤센주 지부장은 1983년께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에 700만 마르크가 불법으로 입금됐으며 1990년대 들어 스위스 은행 계좌의 3,000만 달러 중 1,300만 달러를 인출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초 200만 달러의 출처와 이후 3,000만 달러의 조성 경위는 규명되지않은 상태다.
여기에 동독지역 정유회사 로이나의 매각 커미션 문제가 일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992년 로이나를 매입한 프랑스 국영 정유회사 엘프의 필립 자프레 사장은 거래과정에서 8,900만 마르크가 사용됐고 이중 8,500만 마르크가 기민당에 전달된 사실을 당시 콜 총리와 프랑스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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