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 학살을 고발한 영화는 「쉰들러 리스트」 「안네의 일기」 「홀로코스트」 「소피의 선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 「마라톤 맨」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등은 나치 추종자들이 현재도 암약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신나치주의를 경계하는 영화는 저 멀리 호주에서 「이유없는 반항」 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프랑스 감독 알렉산드레 아르카디는 1997년작 「코드네임 K (원제 K)」(12세이상·스타맥스)에서 SS 친위대 잔당을 고발한다. 그들은 개를 훈련시켜 유태인의 생식기를 물어뜯어 죽였던 과거를 숨기고 유태인이 남긴 유산인 그림을 불법 거래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려는 이들에게 나치 대원이라는 누명을 씌워 죽이기까지 한다. 범죄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선대로 인해 후손이 오명과 죄의식 속에 살아야 함을 상기시키는 점에 있어서는 독일 영화 「지라프」와 맞닿아 있다.
아르카디 감독은 이스라엘의 키부츠와 아랍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유태계인 젊은 프랑스 철학자 부부의 갈등을 그린 소피 마르소 주연의 「사샤를 위하여」, 시한부 소녀의 연상의 남자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그린 「세이 예스」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체스 상대를 해 준 인자한 노인 조셉(핑카스 브라운)과 20년 후에도 다정하게 체스를 두고있는 경찰 샘(패트릭 브루엘). 샘은 조셉을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른다. 어느 날 한 사나이를 보고 달려나간 조셉은 방아쇠를 당긴다. 죽은 사내는 나치 친위대원이었고, 자신이 보는 앞에서 가족들을 죽였다고 말하는 조셉. 샘은 조셉을 체포하지만, 차마 경찰서까지 데려가지 못하고 길에서 놓아준다. 건장한 사나이들에게 쫓기던 조셉은 자신이 경영하는 레스토랑에 불을 지르고 죽는다. 조셉이 살해당했다는 심증을 갖게된 샘은 조셉이 죽인 구테의 고향을 찾는다. 구테의 딸 엠마(이사벨라 페라리)를 만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 감상포인트/과거 청산에 철저한 유럽에서도 이런 영화가 수시로 만들어지는데 우리는 무엇을 정리했는가를 반성케 하는 정치 스릴러물이란 점에서 특히 정계 지도자들이 단체 관람하면 좋겠다.
옥선희 비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