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인들은 교수 못지않게 책을 많이 쓰는 학구파(?) 입니다』공천 로비, 지역구 살피기 등으로 한창 바쁠 4·13 총선정국 속의 정치인들이 교수 등 전문 저술집단보다 책을 많이 출간해 「뻔한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출간된 정치인 출간서적만 해도 「디지털로 확 바꿔라」 「정치 너는 죽었다」등 20여권. 수치로만 따지면 「책쓰기 전문가」인 대학교수 등의 저술수와 맞먹는다.
서울대 연구진흥과에 따르면 이 대학 교수가 1998년 한해동안 펴낸 단행본은 총 726권(조사대상 교수 1,531명). 1,500여명의 서울대 교수가 한달 평균 60여권의 저술을 내놓은 것. 산술적으로 현역의원을 포함한 정치인 300여명을 기준으로 할 때, 정치인은 서울대 교수의 한달 평균 단행본 발간(약 12권) 편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내놓은 책은 고민의 흔적이 별로 엿보이지 않는 「날림출판」이라는 지적이 많아 역작을 찾기란 「창해일속(滄海一粟)」이라는 게 출판계의 한결같은 평가이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손호철(孫浩哲)교수는 『정치인의 저술은 직업적 작가가 대필하는 경우가 많고 직접 썼더라도 한국 정치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처방이 부족한 졸작이 대부분이라 책이 갖는 의미를 희화화(戱畵化)한다』며 『자기 PR용 날림 저술에 대한 평가는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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