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폭의 대학등록금 인상이 예상되면서 각 대학 총학생회가 등록금 저지 공동투쟁에 나서는 등 대학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해마다 등록금 인상을 놓고 되풀이되는 대학과 학생들의 줄다리기. 하지만 이젠 대학의 재정상태와 학생들의 요구를 감안한 틀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연례행사된 등록금투쟁
20일 주요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방침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전례없는 총력투쟁에 나설 태세다.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지역 9개 사립대 총학생회는 『교육재정 확보와 대학의 재정운영 개선없는 등록금 인상 절대 반대』라며 등록금 인상 저지 연대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학생들은 학교당국에 재정내역 공개 등을 요구하는 한편 공동대책위를 통해 총장실 점거나 등록금 납부거부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전국대학학생협의회 중앙집행국 장재연(25·여)씨는 『등록금 고지서 인쇄소 점거 등 강경한 방법까지 논의중인 것으로 안다』며 『대학재정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제시 없이 학생들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교육부와 대학당국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정양숙(鄭良淑·54·강북구 우이동)씨도 『재정난 해결 방법이 등록금 인상밖에 없느냐』며 『구체적인 내역도 모른 채 내라면 내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교육부·대학입장은
사립대 관계자들은 기부금입학제 도입이나 정부지원 확대 등 대학 재정문제를 해결할 근본 대책이 없는 한 등록금 인상이 유일한 재정확보책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날 서울지역 9개 사립대 연대투쟁은 서울대가 18일 9% 내외의 등록금 인상방침을 굳히면서 촉발됐다. 그동안 등록금 인상폭을 놓고 교육부의 눈치를 보던 사립대들은 서울대 등록금 인상 사실이 알려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지원을 받는 국립대가 등록금을 올리는데 재정이 더 열악한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은 당연하다』며 최고 15%까지 등록금을 올리기로 했다.
연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사립대는 등록금을 자율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교육부의 통제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부는 등록금 인상 억제 권고만 하고 갈등이 빚어지면 「각 대학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고등교육지원국 대학재정과 관계자는 『IMF이후 대학등록금이 동결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협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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