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의 선행지표인 주식거래량이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없다. 최근 2주째 월요일 폭등장세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제자리에 머물렀고 지수는 단기 기술적 반등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 연중 최악의 기근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하기에는 거래량의 움직임이 너무 둔해 시장의 관심은 온통 거래량 추이에 쏠려 있다.
최악의 거래량 기근 올들어 19일까지 하루평균 거래량은 2억2,541만주. 지난해 7월 강세장의 3억7,897만주나 11월 상승장의 3억8,805만주에 비해 60%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우사태가 증시를 짓누르던 8,9월에도 2억7,000만주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증권 건설 은행주 등 대중주의 거래량은 사실상 바닥국면이다. 증권주의 경우 올들어 하루평균 거래량은 1,500만주 내외. 하지만 지난해 10월 증권주가 부상할 당시에는 최대 8,500만주 등 하루 평균 5,000만주에 이르렀다. 거래소시장의 개인 매매비중도 격감, 지난해 10월의 78.4%에서 올들어 68.5%대로 내려섰다. 정보통신 등 주도주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10월이후 하루평균 400만주까지 거래되던 한국통신의 경우 올들어서는 150만주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 격감 원인 내달 8일의 대우채 95%환매에 따른 위험부담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시차없이 전달되고 있는 해외증시 변수가 시장참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개월여동안 900~1,000대 박스권을 횡보해온 지수가 올들어 「1월장세」기대감을 비웃기라도 하듯 폭락세로 나타난 데다 연중최저치를 맴도는 대중주와, 고점대비 절반수준으로 급락해 손절매타이밍을 놓친 주도주 투자자 모두 자금이 잠겼다는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신규자금 물꼬는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고객예탁금의 상당량을 코스닥시장에 빼앗긴 마당에 주식형증권 잔고도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망 시장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려면 거래량이 최소 3억주대는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 기존의 유입 자금을 보면 우선 코스닥시장으로 빠졌던 개인자금이 거래소로 단기에 회귀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오히려 최근 움직임을 볼 때 현금화 자금 상당량이 비등록 장외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하지만 지난 주 이후 투신권 순매수세에서 보듯 환매부담이 다소 완화하고 이미 환매된 부동자금 일부가 재유입될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설명. 일단은 내달 대우채환매 변수가 해소돼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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