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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락시 이탈리아전총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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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락시 이탈리아전총리 사망

입력
200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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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노 크락시 전 이탈리아 총리가 19일 망명생활을 하던 남부 튀니지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했다.65세를 일기로 숨진 크락시는 이탈리아의 전후 최장수 총리로 영광을 누렸으나 종국에는 뇌물 스캔들로 인해 부패사범으로 전락하고 실형을 피해 도피한 풍운과 비운의 정치인이었다.

크락시는 1983년 6월 총선의 결과로 구성된 5당 연립정부에서 다수당인 기민당이 사회당에 총리직을 양보, 그해 8월 사회당 서기장으로서 총리에 임명돼 1987년 사임할 때까지 전후 최장기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사회당 출신 첫 총리였던 크락시는 재임중 미국과 소련의 영향력에 저항하며 외교적 배포를 과시했다. 그는 호화여객선 아킬레 라우로호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게릴라의 송환을 요청한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또 소련을 『사회주의 특색이 거의 없는 편협한 사회』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1993년 16년간 고수해온 사회당 서기장에서 물러나면서 크락시의 몰락은 시작됐다. 그는 이탈리아를 휩쓸었던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의 선풍 속에서 정치자금과 관련된 뇌물 스캔들로 27년 형을 선고받았다. 크락시는 항소했으나 항소법원은 그에게 9년8개월 형을 확정했고 그는 투옥을 피하기 위해 1994년 튀니지로 도피했다.

심장질환과 당뇨합병증을 앓고 있던 크락시에게 밀라노 법원은 가택연금하에 밀라노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제의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하고 튀니지에서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밀라노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크락시는 1960년 밀라노 시위원에 당선된 후 밀라노 지역 사회당 당수, 1970년 이탈리아 사회당 부당수에 오르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로마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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