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카트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 골퍼 케이시 마틴(27)에 미국 매스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마틴은 20일(한국시간)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전인 봅호프 크라이슬러클래식 1라운드에서 지난 대회 챔피언 데이비드 듀발 등과 함께 공동 30위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인 것. 보기1개 버디3개 이글1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1위 데비비드 톰스와는 불과 5타차.
취재기자 30여명이 라운드를 같이 돌며 일거수일투족을 챙길 정도로 마틴이 미디어의 초점을 모으는 이유는 그의 선천성 중증장애때문이다.
「클리펠-트레노니-웨버 증후군」이라 불리는 일종의 혈액순환장애로 오른쪽 다리를 거의 쓸 수 없는 상태. 때문에 마틴은 1995년 프로 데뷔후 플레이는 서서 하지만 매 홀을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현 상태는 담당 의사들이 마틴에게 다리를 절단할 것을 권유할 정도로 더욱 좋지 않다.
마틴은 그러나 이같은 장애를 정신력과 끝없는 훈련으로 극복, 「인간승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데뷔 3년만인 1998년 PGA투어 2부리그인 나이키투어 레이크랜드 클래식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을 한 데 이어 그해 US오픈서는 예선을 통과해 공동 2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에는 나이키투어 상금랭킹 14위(12만2,742달러)를 기록, 15위이내 선수에게 주어지는 올시즌 PGA투어 출전티켓을 따냈다.
마틴은 데뷔전 첫 라운드인 이날 인디언웰즈CC(파 72) 10번홀에서 티오프, 파5인 14번홀(483야드)에서 환상적인 7㎙짜리 이글퍼팅을 성공시켜 200여명의 갤러리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스탠퍼드대 출신인 마틴은 『PGA 무대야말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서고 싶었던 자리』라며 『매 홀이 끝날 때마다 카메라플래시 세례를 받는 등 매스컴의 관심때문에 퍼팅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다음 라운드에서는 더욱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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