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의 상흔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시퍼렇게 살아 있다. 극단 민예의 「그들만의 전쟁」은 고엽제의 폐해를 다룬 연극이다.한국군들은 액체로 살포되는 에이전트 오렌지를 비처럼 맞거나, 분말일 경우 철모에 담아 비료처럼 뿌렸다. 더러는 마시기까지 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장씨와 김씨는 돈을 벌기 위해 밀림에 들어갔다. 그러나 귀국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환청, 수전증, 대인공포증 따위.
설상가상으로 유일한 친구 김씨마저 죽고 장씨만이 남아 희망을 조금씩 소비하며 연명해 간다. 반공 의식을 높인다는 명분 뒤에 숨은 자본 논리, 즉 엄청난 달러 획득의 기회로서의 참전이라는 측면도 엿볼 수 있다.
한서대 문예창작과 희곡 담당 유진월 교수의 원작을 강영걸씨가 연출했다. 유영환 최승일 등 출연. 21일-3월 5일 마로니에 극장. 화-목 오후 7시, 금-일 오후 4시 7시. (02)744-0686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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