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만명의 회원을 상대로 도박영업을 벌인 국내 사이버카지노들이 처음으로 적발됐다.사이버카지노 회원에는 공무원과 교사, 공기업직원 등도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근무시간중에 사이버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인터넷에 카지노사이트를 개설한 뒤 회원들에게 카지노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수천만원의 이익금을 챙긴 김모(23)씨 등 4명에 대해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4월 미국 「그랜드버추얼」 등 외국 사이버카지노 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맺은 뒤 인터넷상에 「카지노 트레저(Casino-Treasure)」 등 14개 한글 카지노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접속하는 회원에게 룰렛과 블랙잭, 슬롯머신, 포카 등 카지노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이들은 회원이 사이버카지노에 접속해 돈을 잃으면 외국업체로부터 해당금액의 10~25%를 수수료로 받아 챙겼으며 홈페이지 선전과 배너광고를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승률이 높게 조작된 연습게임과 「최초 30달러 무상지급」 방식으로 네티즌들을 유혹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지노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받은 회원은 전국적으로 2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사이버카지노에서 날린 돈은 8개월간 2개 사이트에서만 27만달러, 전체적으로는 1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경찰조사 결과 사이버카지노를 이용한 회원의 25%가량은 교사와 공무원, 공기업 직원 등이며 이들 대부분이 근무시간중 카지노에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카지노 프로그램을 공급받은 기관중에는 육군사관학교와 제주도교육청, 대한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충남·강원도청, 도봉구청, 강릉시청, 파주시청, 새마을금고연합회, 농어촌진흥공사, 서울지하철건설본부 등 공공기관과 상당수 초·중·고교와 대학도 포함됐다.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사이버카지노에 빠져 근무시간에도 도박을 하고 수백만원씩 돈을 날리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며 『사이버도박은 장소나 시간,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데다 단속법규도 애매해 단속이 어렵고 외화유출 부작용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사이버도박은 회원이 외국의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접속, 자신의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한 뒤 포커, 블랙잭, 슬롯머신 등의 도박을 하고 돈을 잃거나 딸 경우 신용카드를 통해 정산한다.
이번에 적발된 한 사이버카지노 사이트의 접속기록을 보면 지난해 12월20일 하룻동안 모두 4,017건이 접속됐고, 공공기관과 일반회사등 인터넷 전용선을 통한 접속은 전체의 41%인 1,685건을 차지했다. 이중 공공기관은 419건으로 전체의 10.2%였고, 일반회사는 687건으로 16.8%였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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