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마라톤간판 내달 13일 도쿄대결아시아 최고와 한국 최고의 마라토너가 자존심을 걸고 도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 최고기록의 마라토너 이누부시 다카유키(28)와 한국기록을 가진 이봉주(30)가 내달 13일 제20회 도쿄마라톤에서 일전을 겨룬다.
이누부시가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마크한 2시간6분57초는 아시아 유일의 2시간6분대 기록일 뿐 아니라 역대 세계랭킹 6위. 199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2시간7분44초의 한국기록으로 준우승한 이봉주는 이누부시에 47초 뒤진다.
1995년 2시간25분대로 마라톤에 데뷔한 이누부시는 부상 등으로 슬럼프에 빠진 뒤 지난해 4월 도쿄마라톤에서 2시간12분20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운데 이어 베를린에서 무려 5분여를 앞당긴 2시간6분57초의 기록으로 일약 영웅이 된 일본 마라톤의 기대주다. 이누부시는 후반 레이스가 강한 것이 장점으로 2시간6분대의 기록도 바로 후반 레이스가 주효했기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봉주도 객관적 전력으로는 이누부시에 뒤질 게 없다. 이누부시는 한 차례도 마라톤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없고 또 2시간10분이내를 마크한 것도 베를린마라톤이 처음으로 경험이나 기록에서 이봉주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다만 지난해 4월 런던마라톤이후 이봉주는 왼발부상과 코오롱이탈파문으로 훈련을 소홀히 한데다 실전감각이 떨어지는 점이 문제다.
이봉주와 이누부시 모두 도쿄마라톤 성적이 각각 자국의 올림픽 티켓과 직결돼 있어 사활을 건 기록단축과 순위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당시 황영조와 치열한 레이스끝에 패한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이누부시는 바르셀로나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봉주는 『마라톤의 기록과 성적은 당일 컨디션이 관건』이라며 『이누부시와 멋진 레이스를 펼쳐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라톤 전문가들은 후반 스퍼트에서 이누부시에 밀리지 않는다면 이봉주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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