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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업자들 변신 바람

입력
2000.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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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채업자라 부르지 마라」명동과 강남 등 전통 사채시장에 「탈사채(脫私債)」의 바람이 거세고 불고 있다. 「고리대」나 「어음 와리깡」 등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장외주식거래나 엔젤투자, 주식투자대행, 인터넷사업 등 밀레니엄형 사업가로 대거 변신, 「사채업자」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사채업자들의 업종전환 바람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고금리 대출과 어음할인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주식투자붐까지 겹치면서 기존의 영업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어졌기 때문.

강남의 사채업자 P씨는 지난 1년간 극심한 영업난에 시달리다 최근 엔젤투자클럽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P씨는 『최근 전주(錢主)들로부터 「유망한 벤처기업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아예 업종을 바꾸기로 했다』며 『이제 사채업자가 아닌 엔젤투자자로 불러 달라』고 주문했다.

명동의 사채업자 황모씨는 요즘 장외주식 거래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황씨는 『사채나 어음할인은 금리가 15-20%에 불과하고 수지도 맞지 않아 비중이 전체의 30%이하로 줄었다』며 『장외주식 매매를 알선하면 수수료로 거래대금의 1%가량을 챙길 수 있는 데다 유망종목 투자로 몇배의 이익을 남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액이 수십억대-수백억대에 달하는 일부 사채업자들은 장외시장의 「기관투자가」로 불릴 정도.

장외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0배이상 커지고 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일부 신세대 사채업자들은 수만명의 네티즌 투자자를 거느린 인터넷 사업자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장외주식거래 사이트 중 3-4개는 사채업자들이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3월 「제3 주식시장」 출범을 앞두고 장외전문 증권사 설립을 추진하는 사채업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협회 관계자는 『사채업자들 사이에 사이버증권사 설립을 위한 공동출자 바람이 불고 있다』며 『사채업자들이 업종전환을 통해 지하에서 제도권 위로 떠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터넷 증권사이트를 운영하는 김모(47)씨는 『사채업자의 절반 가량은 업종전환을 완료, 사실상 사채시장을 떠났다』며 『주식투자를 대행하고 거래를 알선하는 「주식형」과 벤처투자에 전문적으로 나서는 「엔젤형」, 인터넷 증권사업에 뛰어든 「인터넷형」 등 분야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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