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콘센트만으로 고속 인터넷과 전화접속이 가능한 전력선 통신모뎀 기술의 상용화가 과연 가능할까.한국전력과 기인텔레콤 등이 설치비와 유지비가 비싼 ADSL및 전화선 대신 전기선을 통신선으로 활용, 고속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는 전력선통신모뎀의 시제품을 개발한 것을 계기로 상용화가능성여부가 통신업계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전력선통신모뎀의 시제품을 개발한 벤처기업 기인텔레콤과 이 기술의 상용화를 지원하는 산업자원부, 개발에 공동참여하는 한국전력 등은 당장이라도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망업자들은 상용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공식 상용화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 기인텔레콤, 당장이라도 상용화가능
1메가bps급 전력선통신모뎀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기인텔레콤은 조기에 시범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당초 2004년까지 개발키로 한 10메가bps급(현재 전화전송속도의 200배) 시제품 개발도 내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며 기간통신망사업자에게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이기원(李起元)기인텔레콤사장은 『이르면 3월에 이번에 시제품보다 한단계높은 2메가bps급 전력선통신모뎀 상용화제품을 출시하고, 4월부터 성능테스트를 거쳐 7월부터 전국어디서나 시범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인텔레콤측은 선진국에서 성능시험을 마쳐 상용화가 충분한것으로 검증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산자부와 기인텔레콤은 지난해 7월부터 독일최대 전력회사인 RWE및 ENBW 등과 제휴, 현지의 4차례 성능시험에서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성능실험에는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알카텔 등 세계유수의 4개업체가 참여했으나 기인텔레콤만이 유일하게 통과했다는 것. 기인텔레콤측은 한국통신 등 기간통신망업체들의 경계를 우려, 일단 경쟁관계보다는 상호보완 등 전략적 제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이나 두루넷이 전국 구석구석의 가정까지 ADSL이나 케이블TV망을 설치하는데 따른 엄청난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전력선통신모뎀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 기간통신망업자들은 평가절하
기간통신망 사업자들은 전력선통신기술의 상용화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력선통신모뎀 개발업체에 대해 매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외국에선 이미 원격검침용으로 전력선통신모뎀이 상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망업체들은 그러나 전력선통신모뎀이 상용화해도 빌딩내 근거리통신망(LAN)시장 등을 한정적으로 잠식할뿐 현재 수백만회선이 깔려있는 ADSL및 케이블TV 등의 고속가입자망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김상철기자
sc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