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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완전고용'선언은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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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완전고용'선언은 환상

입력
200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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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까지 2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해 사실상의 완전고용을 실현하겠다』 정부는 17일 경제정책조정회의와 18일 실업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향후 3년의 야심한 고용비전을 제시했다. 얼핏보기에 완전고용이라면 모든 국민이 일자리를 얻어 실업공포에서 해방된다는 뜻 같은데 정말 3년후엔 그런 유토피아가 만들어진다는 얘기일까.이에 대한 재정경제부의 설명. 『그냥 완전고용이 아니라 「사실상의」 완전고용이다.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더이상 줄일 수 없는 자연실업률은 있게 마련이며 자연실업률 정도의 실업이면 사실상 완전고용이나 다름없다』

연구기관들이 분석한 우리나라 자연실업률은 3-4%. 따라서 2003년 「사실상의」 완전고용이란 실업률이 0% 아닌 3-4%인 상태를 뜻하며 60만-70만명의 실업자가 존재해도 정부의 고용목표는 성공한 셈이 된다.

하지만 국민 가운데 「사실상의 완전고용」이 자연실업률 함수개념임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정부의 야심찬 「완전고용」선언에 100만 실업자들이 한숨을 거두고 늘어진 어깨를 폈을지는 모르지만, 3년후 정부가 말한 「완전고용」이 결코 「완전고용」이 아니었음을 알았을 때 절망은 얼마나 클 것인가. 200만개 일자리 창출계획이 「벤처기업 1개당 평균근로자수 벤처기업창업목표」같은 단순 계산법으로 만들어졌고, 100만개든 200만개든 내가 일할 곳을 찾을 수 없을 때 좌절감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나.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정부의 도리. 그러나 과대포장된 언어로 괜한 환상까지 심어주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경제부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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