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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깍아주는 세무공무원 일할맛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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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깍아주는 세무공무원 일할맛 납니다"

입력
200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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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세무서 납세자 보호담당관실을 찾은 민원인들은 혹시 일류 백화점이나 호텔에 와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할 때가 많다. 지난해 9월부터 「납세 변호사」인 납세자 보호담당관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남경숙(南敬淑·47·여·주사)씨가 있기 때문이다.『팔순된 할머니가 제 손을 꼭잡고 마른 얼굴에 눈물을 흘리시며 「고맙습니다」란 말을 연거푸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남씨는 지난해말 상속세 문제로 자신을 찾아와 호소하던 허정숙(80·경남 진해시 안골동)할머니의 일을 해결했을 때의 뿌듯함을 회상하며 『세무 대리인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납세자들의 편에 서서 일하는 것이 납세자 보호담당관들의 참업무』라고 밝혔다.

부가세, 징세, 회계분야와 민원봉사실장 등 26년동안 다양한 국세업무를 다뤄온 베테랑인 남씨지만 「납세 변호사」로 일해온 지난 4개월을 자신의 사회생활중 가장 보람된 시기였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는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납세자 보호담당관처럼 민원인들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나서서 도와주는 일을 하기는 힘들다』며 『세무서에도 「내편」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지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납세 변호사」로 활동하며 해결한 고충민원은 무려 100여건. 그래선지 남씨는 「검사」역할을 하고 있는 남자 동료들로부터 「변호사」로 통한다. 100여건의 민원을 해결하다보면 직원들과의 마찰도 있기 마련. 그럴때면 그는 동료에게 『납세자 편에서 한번 생각을 해보자』고 서두를 단 뒤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러면 대부분 뒷머리를 긁으며 이내 잘못을 수긍한다.

국세청이 지난해 9월 제2개청을 선언하며 납세자 권익보호의 첨병으로 출범시킨 납세자 보호담당관은 17일 현재 접수된 민원의 85.9%인 1만574건을 처리했고 이중 78.4%(8,288건)를 민원인 요구대로 해결해줬다. 특히 출범초기 전체 107명중 9명에서 최근 11명으로 늘어난 여성 납세자 보호담당관들은 민원처리율 80.4%로 전국 평균을 앞서며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남씨는 『여성 담당관들이 남자들보다 유연하고 민원인들이 쉽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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