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의 낙천·낙선 운동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정보학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1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낙선운동과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김동민(金東敏)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모든 국민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헌법 정신에 비춰볼 때 개인이나 단체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법으로 지나치게 제한, 제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 『옳고 그름은 궁극적으로 국민이 판단하는만큼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약없이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기서 정보의 공개는 개인적 청구에 의해서건 언론보도에 의해서건 시민단체의 공개에 의해서건 상관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국가안보 혹은 질서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준수해야한다고 김교수는 밝혔다.
과잉금지의 원칙이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해 국가 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중 어느 하나라도 저촉되면 위헌이 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한다. 김교수는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나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을 제재하는 것은 모두 이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낙천·낙선운동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대해 『선거법상의 사전선거운동은 정치인에게나 해당하지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도 된다는 근거로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적격자 명단 발표가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천을 받고자 하거나 받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공적인 인물, 특히 국회의원은 명예권 보호의 영역이 매우 협소하며 공인이나 공직자는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의 발표 내용이 진실에 입각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김교수도 동의했다. 하지만 『비판을 위해 공개한 내용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100% 정확한 내용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이런 입장에서 볼때 경실련의 공천부적격자 명단에서 발견되는 일부 부정확한 내용은 정정이나 반론 기회의 보장으로 풀어야지 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공인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형상(朴炯常)변호사는 선거법 87조가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선거의 공정성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민주적 정치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한 수단일 뿐』이라며 『선거운동의 행태적 위법은 따로 개별 규제하면 되며 단체의 의사표현에 대한 원천봉쇄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변호사는 『정확히 알아야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는 말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적절한 수단임을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주장을 무분별한 의견난립으로 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시민단체를 원천 배제하고 정당에게만 정치적 의견 개진의 독점권을 주기 때문이라는 게 박변호사의 주장이다.
박변호사는 언론보도에 대해 『공론화하고있는 낙선운동을 객관적 사실로서 보도하되 언론 자신이 생각하는 낙선운동의 문제점과 시민운동의 문제점, 명단의 부정확성을 따로 함께 지적해야지 낙선운동이라는 의제 자체를 아예 깔아뭉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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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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