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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건 컨테이너 밀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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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건 컨테이너 밀항' 비상

입력
200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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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물적재용 컨테이너를 통해 북미의 태평양 연안 항구로 숨어드는 중국인이 크게 늘어 미국과 캐나다에 비상이 걸렸다.많게는 하루 수천척에 이르는 선박이 드나드는 항구의 하역장에서 조그만 컨테이너속에 숨어 들어오는 밀항자를 잡아내기란 쉽지않다. 특히 밀항자들이 타고온 컨테이너의 지옥과 같은 환경에 세관과 이민국의 단속반원들도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간간이 있어온 「컨테이너 밀항자」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대규모로 발견된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미 로스앤젤레스의 롱비치 항구에서는 지금까지 50명이 넘는 밀항자가 적발됐고 시애틀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85명이 당국에 검거됐다.

특히 11일에는 홍콩에서 출발한 선박에 실린 한 컨테이너속에서 무려 18명의 밀항자가 쏟아져나왔다. 미 이민국은 최근 며칠동안 중국으로 강제송환된 246명의 밀항자 중 절반 이상이 컨테이너를 타고온 것으로 보고 있다.

단속반원들이 더욱 혀를 내두르는 것은 컨테이너속의 끔찍한 생활환경. 적게는 수주일, 많게는 몇달씩 걸리는 항해기간중 이들은 그야말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만으로 「죽음의 항해」에 나서고 있다.

빛 한점 들어오지않는 캄캄한 내부, 부족한 공기, 식수와 음식이 태부족한 것은 물론이다. 배설물 처리용으로 양동이를 하나씩 들고 타지만 이마저도 용이하지못해 항구에 도착해서는 대부분이 온몸에 오물로 뒤덮이기 일쑤다.

11일 시애틀에서 발견된 밀항자 18명중 3명은 이미 숨을 거둔뒤 컨테이너를 나올 수 있었다. 이같은 환경탓에 밀항자들은 살아남는다해도 극도의 탈수증세와 영양실조 등 심각한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

미 당국에 따르면 밀항자들은 대부분 광둥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남부 지역 출신의 젊은이들로, 홍콩이 출발지다. 배후에는 밀항을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조직이 있으며 이들은 밀항자에게 배를 알선해주는 대가로 한사람당 5만달러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밀항자들은 엄청난 「컨테이너 삯」을 감당하지못해 일정액을 선불로 치른뒤 미국에서 불법체류하며 번 돈을 매달 밀수조직에 지불하고 있다.

미 세관의 마이클 플레밍 행정관은 『불법 이주자에 대한 검문이 심해지자 이같은 극단적인 밀항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며 『컨테이너에 대한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이같은 방법으로 불법이주하는 밀항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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