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徐英勳)민주당대표 내정자가 17일 정식으로 입당절차를 밟음으로써 시민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괘도를 옮기는 첫 발을 내디뎠다.서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화 흐름속에서 우리나라가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 문화와 정치 지도층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전제, 『국가적 소명앞에 나를 버리고 희생할 결심을 했다』고 입당이유를 설명했다. 서내정자는 이어 『50여년간 사회공익사업과 적십자활동 등 인도주의 사업, 민주화·시민운동등을 통해 나름대로 역사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자신의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서내정자는 이에앞서 민주당 장영신(張英信)공동준비위원장, 유재건(柳在乾)부위원장, 김근태(金槿泰)·설훈(薛勳)상무위원등 당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당원서에 서명했다. 서내정자에 대해 민주당 안팎에선 『장고끝에 최선의 카드를 내놨다』고 반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서내정자는 한국전쟁때 부산 피란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처음 만났으며 김대통령의 정계은퇴 시절엔 아태재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희호(李姬鎬)여사와도 47년 민족청년단 중앙훈련소 교관으로 있을 때 교관과 훈련생으로 만난 인연도 있다.
_대표수락 경위는.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창당됐고 또 여기에 참여하라는 당과 대통령의 권고를 받고 너무 사양하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생각, 고심끝에 결심했다. 중차대한 책임을 맡은 만큼 전력투구하겠다』
_당 운영 방향은.
『민주당인 만큼 민주적인 협의 절차를 거쳐 운영해 나가겠다. 그동안 창당을 준비하신 모든 분, 그리고 당내외 인사들과 당운영문제를 협의하겠다』
_재협상에 들어간 선거법에 대한 소감은.
『국민정서를 감안, 의원정수를 줄이되 비례대표 수는 늘리는 방향으로 가기를 바란다. 기존의 합의는 개혁입법이 아니기 때문에 절충을 다시 했으면 좋겠다. 다만 최종합의가 이뤄지면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3당에 신임인사] 박총리 "옛날식으로 안 돌아가"
박태준(朴泰俊)총리가 17일 총리 신임 인사차 한나라당을 찾아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만났다. 오후 2시30분부터 15분여동안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은 「총선 담화」로 채워졌다. 짧게 덕담을 나눈 뒤 이총재는 『어려운 때 막중한 책임을 맡으셨다』며 총선을 화제로 삼았고 박총리는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응답했다.
이총재는 총리 인준 반대 사실을 떠올린듯 『총선과 관련돼서 그랬을 뿐 자질 때문이 아니었다』고 말한 뒤 『이번 총선에서는 중립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총재는 『며칠전에 중앙선관위원장과 여러 얘기를 나눴다』며 『옛날식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총재는 최인기(崔仁基)행자부장관에게도 『역사에 남는 선거를 치르도록 준비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최장관은 『공명선거에 대해서는 염려하시지 말라』고 답했다. 이총재는 공개 환담 후 별도로 박총리와 함께 내실로 들어가 5분 남짓 밀담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박총리는 이어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도 각각 방문, 신임 인사를 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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