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탈북자북송 대국적 측면서 이해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탈북자북송 대국적 측면서 이해를"

입력
2000.01.18 00:00
0 0

중국은 최근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21세기 세계질서를 주도할 최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1992년 수교후 교류를 꾸준히 확대해 온 한국과 중국은 21세기에도 경제 문화 안보 측면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다웨이(武大偉)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21세기 한·중 관계와 중국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우다웨이 대사는 누구인가

_21세기 한·중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겠는지.

『옛부터 한국과 중국은 개와 닭이 짓는 소리가 서로에게 들릴만큼 지리적으로 가까울뿐 아니라 문화와 전통에서 공통점이 많다. 1992년 수교후 양국은 순조로운 관계를 유지해 왔고 1998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중국방문때 21세기 협력동반자 관계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양국관계의 장기적 발전의 기본틀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 정치 경제 안보 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

_지난해 11월말 마닐라 한·중·일 회담에서 3국간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연구에 합의했다. 이 회담에 대한 중국의 평가와 실천계획은.

『아시아에 영향력이 있는 한·중·일이 고위급 회담을 갖는 것은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많은 국가들이 3국 수뇌가 사상 처음 만나 경제문제를 논의한 것을 주목하고 있지만, 3국의 협력관계를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나는 3국이 경제분야 등에서 각국의 현재 상황을 토대로 논의를 확대한다면 협력할 일이 많다고 본다. 지난번 회담은 비공식적이었고 상설화한 것도 아니다. 3국이 이런 형식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다른 형식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인 가는 그 때의 상황에 따라 결정할 일이다』

_미국·일본과 관계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

『북한은 독립적 주권국가로서 대내외 정책은 그들 국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근 북한이 미국·일본과 회담하고 이탈리아와 수교한 것 등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_지난해 김영남(金永南)북한 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탕자쉬안(唐家璇)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관계가 호전되고 있다. 올해 양국의 최고지도들간에 상호방문 계획이 있는지.

『김영남 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주석 사망후 북한이 중국에 보낸 최고위급 대표였다. 그의 방문은 양국 지도자들이 중·북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고 지역문제, 국제문제를 논의할 기회를 제공했다. 앞으로도 중국과 북한 고위급 지도자들의 내왕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양국간에 다음 단계의 구체적인 교류에 대해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안으로 고위급 예방에 대해 적절한 고려가 있을 것이다』(武대사는 인터뷰중 이 부분이 톱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_다시 묻는데, 김정일(金正日)총비서의 방문도 포함되는가.

『검토, 논의되고 있다』

_최근 한국과 중국 지도자간의 교류도 빈번한데.

『츠하오텐(遲浩田)국방장관이 19일 한국을 찾고 금년 10월엔 주룽지(朱鏞基)총리가 방한한다. 양국 지도자들이 상호방문을 자주하는 것은 상대방의 역사와 현안을 올바르게 인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_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반대한다. 지난해부터 한반도에서 긴장이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남북 쌍방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을 귀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_최근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미사일부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들어 근거없는 얘기들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되면 주변국들이 위협을 받게 된다는 중국 위해론도 미국의 주장이다. 미국은 중국이 미사일과 위성 기술을 외국에서 훔쳐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미국 정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것이 많았다. 미국에는 헛소문을 퍼뜨려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미국은 이런 식으로 중국의 대외적 이미지 훼손을 노리고 있다. 미국은 이런 행동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_한국의 포용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금 한반도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간의 경제교류, 평화공존을 도모하고 있다. 북한측에서도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남북 공동노력의 결과다. 이것은 긍정적인 변화이고 이런 국면이 계속 유지, 발전되길 바란다』

_중국이 탈북자 7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유엔 난민협약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

『중국은 국내법과 국제관례,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이 문제를 적절히 다뤘다고 생각한다. 같은 민족인 이상 관심과 동정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래야 한반도 긴장완화와 궁극적인 통일에 유리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민들이 일부 북한주민(탈북자)만 동포라 하고 나머지(북한 주민)를 동포라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반도의 평화 유지는 역내 모든 국가들의 공동책임이다. 각국은 마땅히 대국적 측면에서 상호 관계를 인식해야 하며 이미 발생한 문제나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선 분리해 대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련의 작은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작은 갈등때문에 대국적인 것에 교란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_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 한·중 양국간의 경제협력의 방향은.

『WTO 최종 가입까지는 중국이 해결해야 할 일이 많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적절한 시기에 결정될 것으로 본다. WTO 가입은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의 흐름속에 융합되는 것이며, 잠재력 있는 거대 시장이 개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중국의 WT0 가입은 한·중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의 국토는 한국의 100배이고 인구는 30배이다. 한국은 이런 시장을 개척하고 중국의 국토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다. 금세기 중국은 서부지역 개발에 착수한다. 한국 기업들이 풍부한 자원, 기술역량, 싼 임금 등 조건을 갖춘 서부지역 개발에 참여해줄 것을 기대한다』

_세계는 21세기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21세기 중국의 발전전략은.

『중국은 2010년까지 국민총생산을 2배이상 늘리고 앞으로 20년내 비교적 완벽한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중국경제는 계속 발전해 매년 7%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도 개발도상국에 속해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신흥공업국가에 도달하려면 수십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_중국이 21세기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역사적 경험에서 볼 때 힘의 균형이 1,2개 국가로 기울면 세계적 불안정이 초래됐으며 중국도 그 피해를 입었다. 중국이 다극주의 체제를 지지하는 것은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지 어느 특정 국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기록역사가 시작된 이래 일부 국가들이 세계를 제패, 황제노릇을 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세계의 황제로 군림하고 싶어하는 나라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_미국이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고 북동아지역에서 전역미사일 방위(TMD)체제를 구축하려고 하는데 중국은 입장은.

『ABM은 국제 군축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조약이다. 그 어느 나라도 미국에 위협을 주지 않는데 미국이 군비 확장의 길을 견지하는 것은 냉전사고에서 나온 위험한 발상이다』

_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를 유엔에 상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권을 주권보다 앞세우는 것은 신간섭주의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중국에는 이덕위본(以德爲本)이란 전통사상이 있다. 이 사상이 과거 중국 역사에서 반영된 실례는 두가지로, 인정(仁情)과 폭정(暴政)의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사상은 국제관계에서도 적용된다.

중국은 주권과 영토의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평등, 호혜, 평화공존이라는 5대원칙을 존중해왔으며 중국과 수교한 나라들이 이 원칙에 기초,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길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바로 인정이다.

그러나 자기 나라의 힘에 의존, 다른 나라의 내정에 임의로 간섭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신간섭주의라 규정한다. 신간섭주의는 폭정의 형태다. 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신간섭주의의 새로운 구실인 것이다. 과거 아편전쟁때나 일본 군국주의가 중국에서 만행을 저질렀을 때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의 인권을 거론하지 않았다. 신중국 성립이후 100년동안 입었던 상처를 대부분 치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는 것은 황당하기만 하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우다웨이 대사는 누구

우다웨이(54)대사는 92년 한·중 수교후 두번째 주한 중국대사다. 98년 9월 6년간의 한국 근무를 마치고 돌아간 장팅엔(張庭延)전대사에 이어 중국의 대한 외교 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중국 외교부내에서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통한다.

73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한대사로 부임하기전 3차례에 걸쳐 2등 서기관, 1등 서기관, 참사관, 공사참사관, 공사 등으로 15년동안 일본에서 근무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출신으로 65~70년 베이징(北京) 외국어대 재학시절 탕자쉬안(唐家璇)중국 외교부장의 부인에게서 일본어를 배운데다 일본에서 唐부장과 8년을 함께 근무, 唐부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4년 3월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김영삼(金泳三)당시 대통령의 방중 행사를 준비한 인연 등으로 한·중 관계에 대한 식견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대사 부임후 우리 나라 기업인들과 자주 접촉을 갖는 등 활동이 왕성한 주한 대사중 한명으로 꼽힌다. /김승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