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넘어가긴 했지만 Y2K로 정말 전력이 끊겼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인류문명에 빛을 가져다준 전기의 역사를 더듬어 보자.그리스신화에 따르면 태양의 신 아폴론의 아들 파에톤은 태양의 4륜마차를 멋대로 몰다가 고삐를 놓치는 바람에 태양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세상에 큰 재앙을 가져왔다. 노한 제우스는 번개를 쳐 파에톤을 죽게했고 그의 누이들은 오빠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었다. 이때 흘린 눈물이 변해 보석 호박(琥珀)이 됐다.
기원전 600년께 귀부인들은 호박에 먼지가 달라붙는 게 고민거리였다. 탈레스는 호박이 먼지와 깃털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스어 호박(Electron) 이름을 따서 1650년 영국의 찰톤은 전기력을 「Electricity」라 불렀다. 독일의 오토 폰 게리케는 1660년 유황으로 만든 공과 헝겊의 정전기를 이용한 기전기를, 1709년 영국의 프란시스 혹스비는 유리공 기전기를 발명했다.
1752년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이 연날리기 실험으로 번개를 붙잡아 병에 가둔 이야기는 유명하다. 19세기초 동전기학이 열린 것은 이탈리아 과학자 볼타가 전지를 발명한 덕분이다.
그런데 앞서 1780년 볼타의 친구였던 갈바니는 갈고리에 매달아 놓은 개구리의 근육이 번개가 칠 때마다 팔딱팔딱 뛰는 것을 발견했다. 정전기를 발생시켜면 죽은 개구리의 발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도 관찰했다. 갈바니는 이 현상이 동물 몸 속에 있는 전기 즉 「동물 전기」때문이라고 믿었고 의학계에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 끝에 오류로 판명돼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1793년 볼타는 전압차이에 의해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고 1800년 드디어 볼타전지를 발명했다. 오늘날 볼타는 볼트(V)로 확고한 유명세를 유지하는 반면 갈바니는 갈바노미터라는 검류계 이름만으로 기억되고 있다.
/김정식 과학문화재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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