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으로선 밑질 게 없는 장사를 했다. 4개 지역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텃밭 부산에서 2개 지역구를 건졌고, 없어지는 지역구로 간주됐던 경남 창녕도 살려냈다.해당 의원들이 탈당 배수진까지 치며 당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했던 강원 원주와 경북 경주도 도·농복합지역 분구 지속으로 원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수원권선, 성남분당, 의정부, 고양덕양, 고양일산, 남양주, 용인 등 7개 경기지역 분구도 한나라당으로선 그다지 불리할 게 없는 협상결과다. 정권교체 후 5명의 의원이 탈당하긴 했으나, 이 지역은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승리한 곳이다.
반면, 「지역구 5석이상, 정당지지도 5%이상 득표」란 단서조항에도 불구하고 1인2표제는 한나라당에게 원천적으로 불리한 제도다. 한나라당의 기반을 잠식할 수 있는 군소정당 난립 가능성은 크게 줄였지만, 「영남권 구멍」을 막기 어렵게 된데다 공동여당간 연합공천의 토대를 마련해준 까닭이다.
이중등록제와 석패율제 수용 역시 1인2표제의 파괴력을 배가해주는 요소라는 게 한나라당의 우려다. 한 당직자는 『이는 단순히 의석 몇 개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선거법 강행처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1인2표제를 수용하기는 했으나, 큰 우환거리를 안고 선거를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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