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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코스닥때문에 신종 두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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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코스닥때문에 신종 두 증후군

입력
2000.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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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면서 두가지 사회적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두 증후군의 원인은 상반되지만 증상은 무력감과 자책감이라는게 특징.첫째는 주식 갑부들이 호소하는 「애플루엔자(Affluenza) 증후군」.

애플루엔자는 「부유한, 유복한」이란 의미의 영어단어 「Affluent」와 「Influenza(유행성 감기, 독감)」가 결합된 합성어로 「주식투자로 갑작스레 떼돈을 벌게된 된 사람이 무력감과 권태감, 자책감 등에 빠지게 되는 병적인 증상」을 말한다.

미국의 주식졸부층에서 처음 발견된 애플루엔자 증후군에 걸릴 경우 모든 일상이 지겹게 느껴지고 의욕을 잃는 것은 물론 향락과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심지어 극단적인 허무감과 자살충동,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루엔자 환자를 전문적으로 상담·치료해 주는 컨설팅업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리사주와 코스닥 투자로 몇달만에 수십억원을 벌게 된 주식갑부층에서 유사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K창투사 L(35)과장은 최근 우리사주로 받은 주식 2만주가 6개월만에 10배 이상 폭등, 20억원을 벌게 되자 『갑자기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져 일할 의욕도 잃었다. 거액의 스톡옵션도 관심이 없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 투자로 백억대 재산을 움켜쥔 K씨는 『일도 투자도 지겨워 친구들을 불러 거나한 술판을 벌이지만 권태와 허무감을 버리기 힘들다』고 털어 놓았다. 모증권사 김모이사는 『최근 강남 일대에는 수백만~수천만원대 호화판 식사 및 술자리를 즐기고 접대부들에게 오피스텔까지 사주는 「막가파 주식갑부」들이 등장했다』며 『이들중 상당수가 복권당첨자들에게 나타나는 초기 애플루엔자 증후군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고경봉(高京鳳) 정신과 교수는 『70,80년대 부동산 졸부들의 경우 무기력과 권태감으로 향락에 빠져 돈을 물쓰듯 하다 정체감 상실과 자아혼돈,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면서 『최근 주식갑부들에게서도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반면 코스닥에서 「상투」를 잡아 원금의 반이상을 날린 상당수 사람들은 극도의 상실감과 자책감에 사로잡혀 사회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표현하고 있다. 연초 주당 30만원대의 인터넷 벤처업체에 투자했다가 14일 현재 원금이 반동강났다는 P씨는 『차라리 모든 업종이 하한가를 쳤으면 속편하겠다』고 자포자기의 심정을 토로하며 『장밋빛 전망으로 투자자를 유혹한 증권사나 이를 방치한 정부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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