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박태준 총리는 14일 오전 9시 조성태 국방장관, 최재욱 국무조정실장, 조영장 총리비서실장을 대동,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총리로서의 첫 일과를 시작했다.
총리실은 박총리가 「포철맨」시절 업무처리가 분명했던데다, 취임일성으로 『당분간 정치는 잊고 행정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혀 긴장하는 분위기. 특히 별정직 공무원이 대부분인 비서실은 후속인사를 놓고 설이 분분한 가운데 분위기 쇄신을 위해 2급이상 간부를 대거 교체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다소 어수선했다.
*재정경제부
79년 재무부를 떠났던 이헌재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은 21년만에 고향에 돌아온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처럼 작고 개방된 경제(Small open economy)에서는 규제와 권한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다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앞으로 재경부 공무원들은 좀 힘들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직원들을 긴장시켰다.
이 장관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청와대)→취임 기자간담회(과천청사)→1급이상간부와 점심식사(과천)→국회본회의(여의도)→취임식(과천청사)등 과천과 시내를 두번씩 왕복하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외교통상부
오전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홍순영 전장관의 이임식은 시종 가라앉은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홍전장관은 『정직과 소신에 바탕해 후회없는 외교관 생활을 보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전장관은 이임식후 기자실에 들러서는 『통치권자는 큰 틀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라며 『역사속에서 미력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특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취임식에서 이정빈 신임장관은 『외교부의 제도와 인사를 개혁, 국제사회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4강외교에서도 주변여건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실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행정자치부
장관교체가 이미 예견된데다, 내무관료 출신 최인기 장관이 취임함에 따라 행자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최장관은 이날 특히 「경찰행정의 개혁」을 강도높게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최장관은 이무영 경찰청장 등 경무관급 이상 본청간부 전원이 참석한 취임식에서 『전문가인 이청장이 경찰행정과 대민봉사자세를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교육부 관리들은 14일 문용린 신임 장관의 열정넘치는 취임사를 들은 뒤 『뭐가 돼도 될 것 같다』며 일단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장관이 교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말은 좋은데…』라며 『과연 500여 부하직원을 이끌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교육부를 잘 아우를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단체와 교원단체들 사이에서도 문장관의 발탁을 놓고 「개혁성향이 강하다」거나 「정부쪽 일을 많이 했다」는 등의 이유로 찬성과 반대, 기대와 실망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어 문장관의 행보는 계속 관심을 끌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교수출신의 김영호 신임장관이 부임한데 대해 다소 당혹해하던 직원들은 김장관이 일성으로 「산자부 역할 강화론」과 「신명나는 직장분위기 조성」을 천명하자 한껏 반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직원들은 특히 처음 접한 김장관이 온유한 성품이어서 앞으로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 전문가가 장관으로 취임한 이날 해양수산부 청사앞에서는 어선감척 보상비 증액을 요구하는 어민들의 시위가 벌어져 어수선했다. 이항규 장관은 취임식에서 『먼저 개혁적인 공무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 해양부 업무 및 조직에서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민과 함께 하는」 해양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건설교통부
직원들은 산하기관장 출신의 김윤기 신임장관에 대해 『건교부 조직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 어떤 개혁조치가 취해질지 모른다』며 후속 인사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장관이 토지공사사장으로 있을 때 혹시 섭섭하게 한 것이 없는지를 챙기는 고위 간부들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무조정실
자타가 공인하는 「TJ맨」인 최재욱 국무조정실장에 대해 직원들은 『국무조정실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후속차관급인사에서 발탁인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장관이 정치인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사실상 정부 전부처 업무를 관장하는 역할을 잘해낼지에는 다소의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18일께 열릴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공식임명되는 관계로 취임식을 미룬 채 주요 업무현안을 보고만 받았다. 금감위의 이날 화제는 오히려 재경부장관으로 영전한 이헌재 전위원장 이임식. 이 장관은 오전 금감원 강당에서 열린 이임사에서 재벌·금융개혁 과정에서의 노고를 치하하며 『踏雪野中去(눈덮인 광야를 걸어갈 때는) 不須胡亂行(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遂作後人程(반드시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이라는 서산대사의 시를 인용, 공직자의 소명의식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경제·사회부 종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