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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여전사가 한국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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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여전사가 한국에 온다

입력
2000.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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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튀기는 전투장면, 자극적인 성묘사, 강한 비트의 헤비메탈 사운드. 성인을 대상으로 한 SF애니메이션 「헤비메탈 2」가 22일 개봉돼 성인용 애니매이션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한다.유쾌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의 디즈니 만화영화만을 선보여온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에선 색다르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성인들을 잡기 위해 흥미거리를 다양하게 갖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여주인공 캐릭터. 육감적인 몸매에 붉은 가죽 옷을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강력한 화력의 총과 육중한 칼을 든 여전사 팍투(FAKK2). 이 관능적 여전사는 미국 성인잡지 펜트하우스의 대표적 모델인 줄리 스트레인을 모델로 삼아 그녀의 표정과 동작을 그대로 옮겨 놓았고, 줄리 스트레인이 직접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사운드도 만만치 않다. 판테라, 머신헤드, 바우하우스 등 세계적인 19개의 록그룹이 집결해 강렬하고 속도감 넘치는 헤비메탈 사운드를 들려준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각종 전투장면을 한데 모아 쏟아낸다. 3D로 제작한 비행전투 장면, 서부영화의 총격 장면, 고대의 검투 장면, 야성적인 레슬링 장면 등이 이어지면서 격렬한 전투가 펼쳐진다. 여기에 「스타워즈」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매드맥스」등 다양한 SF영화의 몇몇 장면을 곳곳에 짜깁기했다.

이런 현란하고 자극적인 볼거리에 비해 내용은 단순하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생명수를 차지해 우주를 지배하려는 야욕에 불타는 악당 타일러를 여전사 팍투가 무찌른다는 것. 어린이 애니메이션의 단순한 선악갈등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풍성한 스토리를 따라잡지 못하고 피튀기는 전투와 육감적인 몸매만으로 승부를 건 점이 「성인용 만화」의 한계를 다시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원래 성인용 만화잡지 「헤비메탈」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77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헤비메탈」은 프랑스 만화가 뫼비우스가 발행하는 성인 만화잡지 「메트 위를랑」의 미국판. SF 판타지를 표방하면서 대담한 성적 묘사와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철학적 내용까지 겸비해 많은 지지를 받았다. 81년에는 에니메이션 「헤비메탈」 1편이 개봉돼 2,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음울하고 황폐한 거리, 이리저리 교합된 유전자 돌연변이들의 방황, 인간을 흉내내는 사이보그들. 이런 암울한 미래에 대한 투시는 이후 많은 SF영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헤비메탈」 1편이 이렇게 위세를 떨친 반면 2편은 상업적인 선정성만을 부각시키는 데 매몰돼 버리고 말았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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