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개각대상에 전혀 거론되지 않던 홍순영(洪淳瑛)장관이 13일 교체되자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 속에 인사배경을 알아보느라 부산했다.외교부 관계자들은 『홍장관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포용정책을 외교일선에서 잘 실천하는 등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아는데 갑작스럽게 바뀌게 돼 의아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은 홍장관이 오후 7시 개각 발표 직전까지도 경질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며 「소신장관」의 갑작스런 퇴진을 아쉬워했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우선 홍장관의 경질을 탈북자들의 북한 송환과 관련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 정부의 총력적인 협조요청에도 불구, 탈북자 7명을 북한으로 송환함으로써 4강외교의 허점이 노출된 책임을 홍전장관이 부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청와대가 홍장관을 경질, 이번 사건이 대북정책과 4강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탈북자문제를 주권행위로 주장, 정부의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을 경질의 제일 변수로 보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해 외교부 주변에서는 차관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경질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홍장관이 충주고 후배인 반기문(潘基文)주오스트리아대사를 차관으로 밀면서 정치권의 미움을 사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외교부 출신이 원내에 한명도 없다는 점을 들어 홍장관이 여당의 전문직 케이스 비례대표로 발탁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