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2000 재즈보컬리스트 '정말로'딱 서른으로 올라 선 재즈 보컬리스트 정말로의 2,000년이 더 바쁘다.
능란한 스캣은 재즈 가수로서의 미덕이고, 활달한 무대 매너는 엔터테이너로서의 강점이다. 풍부한 경험, 타고난 끼, 노력 등으로 차세대 한국 재즈의 선두로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버드랜드 등 3개 클럽에서 매주 2시간씩 갖는 무대는 물론 그의 가장 중요한 작업장. 대학 강의, 개인 레슨, 작곡 등의 작업은 대중 가수로서는 별나다. 그가 하루 중 재즈에 바치는 시간은 대여섯 시간. 인터넷 재즈 사이트 탐색, 유학때 보던 교재 독학, 신보의 인터넷 주문 등도 포함된다.
그의 보컬은 흔히들 재즈 보컬하면 떠올리기 십상인 허스키나 신산한 목청이 아니다. 화성이나 박자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로 원곡을 변형시키는 베티 카터, 해맑은 블루스의 가수 다이너 워싱튼 등 두 사람의 특성을 합친 독특한 경지다.
1999년부터 그에게는 대학 출강 요청까지 들어왔다. 올해는 동아방송대, 서울대 서양음악 연구소 등 두 곳에서 음대와 일반 대학생을 상대로 재즈 보컬 레슨을 강의를 하고 있다. 서글서글한 성격과 강의 스타일은 학생들을 금방 휘어 잡았다. 『명가수들을 따라(copy)하지 말고, 자신이 해석하라』. 학생의 「해석」이 수업의 핵심. 카피만을 강조하던 기존 재즈 보컬의 수업과는 결정적인 차이다.
그는 여지껏 두 장의 음반을 만들었다. 물론 모두 재즈 음반이다. 미국 보스턴 버클리음대로 재즈 유학을 갔다 와서 1년 뒤인 97년 제작한 첫 앨범 「Shades Of Blue」는 빛도 못 본 작품. 음반사 배급망 문제로 시장에 깔려보지도 못했고,13곡 중 4곡이 펑키 등 자작곡 재즈, 4곡이 「봄날은 간다」 「이별의 종착역」 등 평소 애창하던 옛 가요의 편곡 작품이었다. 전문 재즈맨이 아니라 스튜디오 세션맨을 썼던 작품이지만, 입소문을 거쳐 명반이 돼 버린 희귀 앨범. 개인적으로, 재즈 관련 PC 통신으로, 음반을 구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지금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또 한장은 매니저가 『가요 음반을 만든다』고 음반사를 속여 만들었다.
재즈 아닌 재즈, 재즈 없는 재즈의 현실이다. 진짜 재즈는 일반 무대에서는 외면받는 현실을 잘 알지만, 그는 정말 재즈로 승부 걸고자 한다. 펑키마저 배제, 즉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생각이다. 혼자서 연구한 것을 클럽에 가서 노래하니, 『돈 받고 실험한다』 며 그는 즐거워 한다.
버드랜드에서는 임미정 트리오, 천년동안도에서는 동아 재즈 트리오, 블루문에서는 테이스트 오브 재즈 등 다양한 밴드와 함께 팬들과 만나고 있다. 『재즈는 한 군데 안주하면 끝이니까요』 6월께는 작곡은 물론 연기로, 뮤지컬까지 해 볼 예정이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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