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를 록의 열풍 속으로 인도했던 그룹 「들국화」의 드러머 주찬권. 그간 세션맨으로 조용히 지내던 그가 일을 냈다. 「원 맨 밴드」라는 첫 솔로 앨범을 들고 나왔다. 앨범 제목처럼 그 혼자 모든 것을 해냈다.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모든 것을 혼자.드러머 출신이지만 이미 들국화 시절 간간히 선보였던 그의 노래 실력은 세월이 지나도 퇴색하지 않았다. 기타와 드럼의 연주가 신선하게 첫 장을 여는 부드러운 록 「시작해」, 블루스의 진한 울림이 있는 「포기할 순 없어」는 마치 「들국화」 시절의 그것을 듣는 것처럼 시간 여행을 유도한다.
「넌 너를 가져/너의 미소와 너의 눈물을/난 살며시/그마음을 감싸주고파」는 록비트의 부드러운 발라드로 정석에 충실한 록스타일의 연주가 다시금 추억을 유인한다.
「변하지는 않겠지/ 그때 그마음/그러길 바래 그러길/기억하고 있어 그 순간들을/아마 잊을 순 없겠지」로 시작하는 타이틀 「언제나」는 언제나 기억하고 있지만, 시간에 조금씩 퇴적해 가는 기억속의 사랑을 노래한다. 그 사랑의 정서는 「언젠가 너를 다시 만나면/웃을 수 있겠지/아주 오랜 친구처럼」이라며 편안한 친구처럼 노래한다. 마흔을 넘은 그의 나이다운데 선율 역시 그처럼 느긋하게 귀를 맡길 만하다. 노래의 잔 여운을 조금 입안에 남겨 두는 듯한, 조금 어눌한 주찬권의 보컬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발라드이다. 우리가 1980년대 사랑했던 그 애잔한 감성의 발라드라는 점에서 30대 이상은 흠뻑 취할만한 곡이다. 펑키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난 날 믿어」는 신세대 감성에도 어울리는 곡.
80년대 록그룹 멤버가 뿌리를 다시 내리기에 가요계는 아직 척박하다. 그러나 주찬권은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는다. 그는 음악을 믿기 때문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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